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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지켜주지못해 미안해..(계류유산으로 인한 자궁소파술)

작성일 2010.06.26 09:09 | 조회 16,915 | 현이공주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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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한달전즈음... 뱃속의 우리 둘째를 만나러 세번째로 병원을 찾은 날이었죠..
회사일로 바쁜 시간을 내준 남편과 딸아이를 데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병원을 찾아 초음파를 보는순간
의사선생님 표정이 어두워지셨지요.. 아기가 좀 이상하다고 갸우뚱하시며 내진을 하자고 하십니다.
내진을 하시던 선생님께서는 아이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말씀하십니다..
순간 멍~한 저는 '움직이지 않으면? 그럼, 뭐가 어떻게 됐다는거지??'하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칩니다.
고요한 그곳에 신랑과 딸아이가 커튼 밖에서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소리만 들립니다.
"현아~ 저거 보여? 저게 현이 아가동생이야~"
"정말? 와~ 아가다! 아가~~"
.
.
.
저렇게 좋아하는 아빠와 딸이 밖에 있는데... 지금 무슨 제가 무슨 말을 들은걸까요?
의사선생님께서 커튼 밖으로 나오라고하십니다..
선생님께서는 신랑과 저에게 아기 심장이 뛰지 않아 힘들겠다고..
날짜상으로는 10주이지만 8주 반정도 된 크기밖에 안된다고...
내일 아침 다시 와서 재검사해보고 수술하자고...
그말씀에 말없이 눈물만 흐릅니다... 펑펑..........

집에 돌아왔는데도 눈물만 흐릅니다.
너무너무 힘들어 죽다 살아난 한달간의 입덧이 생각보다 빨리 끝나는것같다고 그렇게 좋아했었는데
그게 입덧이 끝나가는 신호가 아니라, 아가가 떠나가려는 신호였나봅니다.
그래도 혹시 내일 가면 아가의 심장이 다시 뛰고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해봅니다.
그날따라 유난히 재롱을 부리며 엄마의 기분을 달래주는 딸아이 덕에 위로가 됩니다...

온 집안 식구들께 걱정만 잔뜩 끼쳐드리며.. 다음날 아침 일찍 병원을 찾았습니다.
어제와 같은 상황... 수술을 해야한다십니다..
생각보다 아이가 크다며 자궁문열리는 약을 넣어주시곤 오후에 다시 오랍니다.
집에 돌아와 수술시간을 기다리는 내내.. 그냥 악몽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수술시간이 되었습니다.
너무나도 두려웠던 시간.. 20~30분 가량의 시간이 지난것같습니다.
깨어보니 이미 아가는 하늘나라로 떠났다고합니다.
침대에 누워 저는 제 자신을 원망도 해보고, 신랑을 원망하기도 해보았지만
아가는 이미 내안에 없다는 생각에 원망조차 접어봅니다.
그래도 흐르는 눈물은 어찌할수가 없더군요..
8개월간의 노력끝에 힘들게 가진 둘째였는데...
그렇게 세상에 잠깐 왔다가 떠나간 우리 아가에게 이 엄마는 말할수없이 미안합니다.
그리고 모든 가족들에게 미안해집니다.

평소에도 워낙 건강한 저였고, 첫애때도 아무 문제없이 건강하게 잘 낳았는데...
계류유산, 자궁소파술..
나랑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던 이 낯선 단어들이 제것이 될거라고는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었는데
정말로 사람일은 알수 없나봅니다.

그렇게하여 의료보험 적용받은 수술비가 17만원이 나왔지요.
자연유산이면 의료보험도 되고, 고운맘카드 사용도 된다는거 아시나요?
고운맘카드로 4만원이 결제되고, 제가 낸 돈은 13만원이었답니다.

그 후 며칠동안 회사를 쉬며 몸조리를하고나니 혹시나 보험이 되지않을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혼하고 얼마뒤 들었던 삼성생명 종신보험과 결혼전 친정아빠가 들어주셨던 새마을금고의 작은 공제보험들...
전화 문의해보니 병명, 입원비가 있는 진단서와 서류떼서 제출하라고합니다.
두장의 서류들을 두군데 보험에 제출하기위해 4장을 떼니 2만원정도가 들어가네요...
삼성생명은 서류떼서 본인이 직접 찾아가니 서류작성 후 바로 처리되서
다음날이면 10만원이 통장으로 들어올거라고 하더라구요..
아빠가 들어주신 보험은 아주 예전에 마을금고 공제보험 작은것 3가지 들었던거였는데
가입자가 아빠여서 아빠가 방문하여 서류제출하셨지요.
서류 통과되면 연락주신다고했는데, 잠시후 연락와서 3개 보험중 2개 보험에서 보험금이 나온다더군요.
그렇게 다음날 통장으로 들어온 돈은 500,000원 + 600,000원!! 깜짝 놀람~
작은 돈을 넣는거라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 요 보험들에서 이렇게나 큰 돈이 나올거라는건 생각을 못했지요~
큰 종신보험에서도 겨우 10만원 나왔는데......
수년전 엄마, 아빠께서 보험들어주실때 그 보험이 너무 혜택이 좋아서 들었다고 하셨는데,
회사 손해가 커서 바로 없어진 보험이라고하더니 역시나 정말로 좋은 보험이었나봐요~
이렇게해서 제가 받은 보험료는 총 120만원이네요~ 살면서 처음으로 받아본 보험료라 너무 신기하더군요!
아가를 잃고 너무 속상하고 힘들어서 많이 우울했는데 이렇게 보험료라도 받으니 조금은 위안이 되요~
아프고 싶은사람은 없지만 살면서 우리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모르니
좋은 보험인지 잘 알아보셔서 미리 가입해두는 센스는 필요한것같아요~
우리식구 한달에 나가는 보험료만해도 어마어마하지만 그런게 있어서 조금은 더 맘놓고 살수있지 않을까요?

전 수술한지 이제 한달이 지나서 그 돈으로 한약을 지어먹고있답니다.
그 돈은 제몸을 위해서 쓰려구요~ 더 건강한 몸 만들어서 네살 울 현이에게 다시 동생을 만들어 주려구요~
한약먹고 건강해지면 저에게도 다시 건강한 둘째아가가 와주겠지요? ^^*
좋은 마음으로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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