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살·여섯살짜리 자녀를 부인 없이 홀로 키우는 양모(46)씨는 요즘 아이들만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현재 2∼3평 남짓한 쪽방을 얻어 살고 있지만 양씨가 국가에서 지원하는 재활사업을 통해 받는 30만원에서 쪽방비 25만원을 내고 나면 아이들 밥 먹이기조차 힘들다.
낮은 학력에다 기술이 없어 변변한 직업을 가져보지 못한 양씨에게 그나마 이곳도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지 모르는 처지다. “아이를 데리고 들어갈 수 있는 양육 보조시설은 아무곳도 없었지만 아무리 힘들어도 아이들만은 버릴 수 없다”며 양씨는 고개를 떨구었다.
이혼이나 주부 가출 등으로 아버지 혼자 아이를 키우는 저소득 부자(父子)가구가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모자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사회적 관심이 떨어지고 지원도 적어 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열린우리당 장향숙 의원실에 따르면 전체 편부모가정 중 모·부자복지법이나 국민기초생활보장법 대상의 저소득 가정은 10만9039가구다.
이중 부자가정은 2만860가구, 모자가정은 8만8179가구로 부자가정이 전체 편부모가정의 19%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에서 지원하는 모자가정 시설은 모자보호·모자자립·모자일시보호·미혼모 시설 등 전국에 69개가 있는데 반해 부자보호시설은 단 한곳도 없다.
인천에서 처음으로 부자가정을 위한 보호시설을 건립할 예정이지만 아직 착공 단계이다.
쪽방촌에 살고 있는 어린이를 위한 공부방을 5년 동안 운영해온 한 자원봉사자는 “쪽방촌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돈이 떨어지면 노숙자로 전락한다”며 “특히 배우자 없이 남자 혼자서 자녀를 키우는 사람은 모자가정에 비해 형편이 나은 것으로 인식돼 외면받고 있지만 실제로는 자녀양육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국복지재단 관계자는 “부자가정이 사회적 안정을 찾지 못하면 아이들은 아버지의 스트레스나 알코올 중독으로 인한 구타 등에 노출되기 쉽다”며 “이혼율 증가로 부자가정도 점차 늘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대책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말했다.
백소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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