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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육아의 이면-산후우울증

작성일 2008.07.20 01:05 | 조회 1,487 | di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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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마: 저는 의지가 박약한 거 아닌가요? 우울함을 떨쳐버리려고 노력하는데, 쉽지 않아요. 노력하면 없어지는 거 아닌가요? 바보같이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 같아 답답해요.

 

 신경정신과선생님: 우울한 것과 우울증은 별개랍니다. 일종의 뇌질환이죠. 우리가 춥다고 해서 모두 감기에 걸리는 것이 아니고, 폐렴에까지 이르지는 않지 않습니까? 그것과 같아요.

 보통 산후우울증이 산후1개월이내에 나타나기 쉬운데, 대부분 없어지는 편이지요. 그런데, 계속 지속된다면 치료를 받으셔야 해요. 세르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균형을 잃고, 현저하게 떨어지면 일어나는 병이지요. 대략 4주정도 약물치료와 인지치료(상담)를 병행하면 많이 호전됩니다.

 

 저는 2주전, 일목요연하게 설명을 들으면서 산후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산후우울증을 첫째때 앓았는데, 이번은 이번대로 심하게 있는 것 같아요. 온갖 스트레스를 담았다가 저녁때 첫째한테 퍼붓었어요. 그러다가 죄책감에 눈물이 나면 아이가 눈물을 닦아주기도 했습니다. 큰아이가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을까... 그 생각만 하면 가슴이 메어집니다.

 

 육아가 왜 이리 힘들까요? 예전처럼 대가족이 아닌 급속도로 핵가족화되면서 우리는 아기들에 대해 접할 기회가 더 적어집니다. 그냥 길에서 어쩌다 마주치는 아이가 사랑스럽게 느껴질 뿐이니까요. 간접경험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현실에서 만나는 아기는 그다지 녹록한 상대는 아니겠지요. 결국 육아모델이 없다는 건 큰 문제입니다. 게다가 인터넷에서는 잘못된 육아정보들까지 많이 떠돌고 다니고요.

 

 육아가 단지 고된 노동이라고만 생각한다면 견디기 힘들 겁니다. 가물었던 하늘에 단비를 내리듯 아이가 옹알이를 해주고, 싱긋 웃어줄 때의 그 행복함이란 이루 다 말할 수 없습니다.

 행복은 발걸음같아요. 바닷가를 거닐 때 남겨지는 발걸음을 한참 걷다가 되돌아보면 그 흔적을 볼 수 있으니까요. 

 

 정말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정말로 내가 너무나 힘들고, 이상하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저처럼 치료를 받으시라는 거예요. 창피한 일이 아니고, 숨길 일이 아닙니다. 마음의 감기(독감 정도)라고 생각하시고요.

 

 가물었던 장마기간이었는데, 반갑게 비가 오네요. 갈증나는 육아문제에도 하나둘씩 단비가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 ^ ^ * 모두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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