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댁네는 안녕하신지요?

작성일 2008.10.30 15:57 | 조회 1,065 | 사랑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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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것이 왔습니다.

우리 둘째아들의 반란 이 시작되었습니다.

엄마의 계속되는 무관심속에 슬슬 제동을 걸기시작했네요.

아침에 일어나 신랑을 보내고 여유로운 마음으로 모닝커피한잔을 놓고

어김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전국을 순례하며 댓글도 달고 맘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추천을 날리는데 그것만해도 거의 두어시간 걸리더라구요.

 

슬슬 아이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엄마에게로 다가옵니다.

"엄마, 세이펜해?"

"응..."

아이를 화장실로 보내놓고 다시 컴퓨터앞에 앉아있었는데

뭐가 부시럭부시럭 하더니 우리 둘째녀석이 웬 요상한 패션을

하고서 서있는겝니다. 블럭은 다 어질러놓고 내복도 훌러덩

벗어놓고 옷장은 활짝열어놓은채!!

애가 뭐하나 했더니 글쎄 반바지에 겨울양말 무릎까지 끌어올려신고

형아 가방에 짐을 꾸려 메고는 가출을 결심한 것이죠!!

 

무작정 나가겠다고 하네요!!

어디가려고 그러냐니깐  무조건 나간답니다.

그래서 밥이나 먹고 나가자고 달래놓고는 얼른 저도 옷을 주섬주섬 입고 나갈준비를 했죠.

 

그 웃지못할 상황을 역시 카메라는 놓치지 않았습니다.

 


정말 가관도 아닙니다. 머리는 지맘대로 뻗치고 양말도 돌려신은거 보이세요?

주섬주섬 잘도 갈아입긴 했더군요....ㅋ

정말 웃음이 터질것 같은데 꾹욱 참느라 너무 힘들었어요.

그러나 우리 혀니표정보세요.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잔득 이 났지뭐예요.

 

 

<제가 너무 무심하긴 했죠. 우리아들들은 콧구멍이 하루라도 바람을 안쐬면 안되는데 집구석에 앉아 엄마일만 하고 있었으니깐요. 제가 카메라만 들고 다니니깐 어디서 카메라를 꺼내 제 흉내를 냅니다. 정말 아이들앞에선 뭘 못한다니깐요!!>

 

 



 

얼른 아침을 먹이고 오늘하루만큼은 실컷놀자!! 했습니다.

저도 체험단 한다고 아이들에게 소홀한게 너무 마음에 걸렸거든요.

아이들을 위해서라고 하면서 엄마의 욕심을 채우려고 한건 아닌지....정말 미안했어요.

그리고 대갈마마님의 글을 읽으며 저도 반성 많이 했습니다.

제가 바라는게 뭔지를요....

"아이들을 최고로 키우기보다는 행복한 아이로 키우자"

늘 마음먹으면서도 어느순간제가 더 아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할때가 많네요.

소신있는 엄마가 되어 아이들의 행복한 유년시절을 만들고자 했는데 이렇게 작은아이가 불만이 차있도록 있었으니

 제가 얼마나 미안한지....오늘은 우리작은아이 자전거를 손보고 밖으로 나가기로 결심했습니다.

 


<할아버지가 성현이 타라고 주신 자전거예요. 보조바퀴를 달아서 오늘은 공원한바퀴를 돌고 올겁니다

우리 성현이 신나하는 모습보니 저도 맘이 너무 좋네요. >

 

밖에나가보니 와~~!! 정말 시간가는줄을 까맣게 몰랐습니다.

이렇게 가을햇살이 눈이부시게 아름다운지....정말 기분전환하러 밖에 나오길 잘했다 싶었어요.

아이들도 찬란한 가을 햇살을 가르며 힘차게 페달을 밟네요. 제법 잘타죠!!

 

 


 

장안공원까지 자전거로 힘차게 갔습니다. 가을색이 한껏 그빛을 발하더군요.

우리 지니랑 혀니는 역시 뭔가 기어올라갈 건덕지만 있어도 이렇게 매달리지 않을수 없는모양입니다.

등나무에 매달려 사진을 찍어달라는군요. 소원대로 사진도 찍고 맛난 간식도 먹었어요.

무척 신이 났던 모양이예요. 저도 아이들마냥 한껏 즐거웠습니다.

 


 

제가 즐거울수 있는건 바로 사랑스런 아이들 때문일거예요.

전 이렇게 환하게 웃는 우리 지니와 혀니의 미소를 보면 막 울화가 치밀더라도 정말 거짓말처럼 눈녹듯이 사라집니다.

사내아이들이라 늘 큰소리를 버럭버럭 질러댈수밖에 없지만 우리 지니는 그런 엄마마음을 먼저 헤아려주는 아주 이해심깊은 아이랍니다. 엄마가 힘들다면 뒤로 살짝와서 어깨도 주물러주고 아프다고 하면 살포시 이마를 짚어줄줄 아는 아주 든든한 큰아들 이지요. 우리 혀니는 그야말로 애교쟁이예요. 외할머니는 늘 성현이가 예쁘다고 성현이땜에 산다고 하실만큼 딸역활을 톡톡히 하는 귀염둥이 막내 죠. 그런 아이들이 제겐 좌청룡 우백호 처럼 있는데 사실 천군만마가 부럽지 않습니다.

(자식자랑은 팔불출이라죠? 그래도 오늘만큼은 고슴도치맘이 될래요)

 


 

우리 개구쟁이,귀염둥이의 발칙한 반란에 제가 좀 속아주었답니다.

간만에 저도 머리도 식히고 맑은공기마시고 와서 너무 좋네요.

아마 체험이 끝날때쯤이면 다시돌아오지 않을 이  2008년도의 아름다운 가을 이 가버리겠죠?

맘님들도 체험하다 지칠때, 삶이 고되다고 느낄때 가끔은 자리를 박차고 하늘한번 바라보면

답답하고 좁아진 마음이 넓어질것 같아요.

 

 


 

오늘 나갔다가 정말 아름다운 가을풍경 담아왔어요. 

이 길은 수성중학교 담 옆오솔길 입니다. 저는 우리 아이들이랑 이길을 잘 걸어요.

 제가 "사색의 오솔길"이라 부르는 길입니다. 실제로는 짧고 좁은길인데 사진에는 아주 멋지게 나왔네요.

그 옆은 장안공원의 가을 풍경 이랍니다. 우리함께 이 가을을 느껴봐요.

 분위기 있게 커피한잔하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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