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물
작성일 2008.12.15 10:57
| 조회 3,805 | 하영어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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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아빠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여서 동호회를 만들었습니다.
아빠들은 아이들과 함께 캠핑도 하고 장난감도 손수 만들며
아이들과 함께 사는 법을 나누며 즐겁게 보냈습니다.
하루는 동호회의 회장이 흥미 있는 제안을 했습니다.
올 한 해 자신의 자녀들에게 가장 좋은 선물을 준 사람에게
그 선물과 똑같은 선물을 하나 더 주겠다고 했습니다.
이제 연말이 되어 아이들이 자신이 받은 선물을 자랑 했습니다.
역시 좋은 아빠 동호회 회원들 답게 아빠의 선물들도 근사했습니다.
한 아이가 나섰습니다.
“저는요 아빠가 하모니카와 오카리나를 사 주셨어요.
그래서 같이 연주하는 것을 배웠습니다. 여러분께 들려 드릴게요”
아빠의 하모니카와 소리와 딸의 오카리나 소리는
아름답게 울려 퍼졌습니다.
연주가 끝나자 모두 일어서서 박수와 환호를 보냈습니다.
“아이에게 음악을 선물하는 것은 대단히 큰 선물입니다.
부녀지간에 함께 음악을 연주 한다는 것은 더더욱 큰 선물이지요.”
회장님은 뒷짐을 지고 기분이 좋아 칭찬을 하셨습니다.
다음 아이는 제법 무거운 꾸러미를 들고 나왔습니다.
꾸러미가 꿈틀거리자 다들 조용해지며 아이를 바라보았습다.
놀랍게도 꾸러미 안에서는 비단 구렁이가 나왔습니다.
어떤 이는 놀라 뒤로 넘어가고 어떤 이는 신기한 듯 다가왔습니다.
구렁이는 아이의 목을 감고 느릿느릿 움직였습니다.
"엄마가 굉장히 반대 했지만 아빠가 엄마를 설득해 주었어요.
저는 파충류가 아름답다고 생각해요.
아빤 제게 뱀 한 마리를 선물로 주신 것이 아니라 취향이 달라도
이해 할 수 있다는 것을 선물로 주셨어요."
아이의 그럴듯한 설명에 다들 박수를 치며 아이 아빠를 칭찬했습니다.
회장님도 뭔가 근사한 말을 하셔야 했습니다.
회장님은 여전히 비단 구렁이에서 멀리 떨어져서 말했습니다.
"그래요. 다른 것이 틀린 것은 아니죠. 이해라는 선물을 받은 셈이군요."
마지막 아이가 앞으로 나섰지만
아이는 아무것도 손에 들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이가 무엇인가 말하려 하자 모두들 조용해지며
아이의 얼굴을 쳐다보았습니다.
"제가 가지고 나온 선물은 손에 들 수가 없는 거예요.
아빠는 그동안 엄마와 사이가 안 좋았지만
제게 가장 근사한 선물이 무엇인지 알고 계셨습니다.
저희 아빠와 엄마는 저희들이 모르는 이유로 항상 다투시고
이혼하시겠다고 했지만
이제 아빠는 어느 누구보다도 엄마를 사랑하십니다.
저보다도 엄마를 더 사랑한다고 말씀 하셨어요.
그래도 저는 기분이 너무 좋습니다.
제게 가장 좋은 선물은 엄마를 사랑하는 아빠이거든요."
여기저기서 큰 박수가 터져 나왔습니다.
회장님은 무엇이 목에 막혔는지 목을 꺾으며 침을 삼키고 말했습니다.
"오늘의 일등은 이미 정해져 버렸군요.
이 세상의 모든 아이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그 아이의 엄마를 사랑하는 것이라는 것을 오늘 알았습니다."
박수 소리는 더 커졌습니다.
"그런데 어쩌나?
난 일등 상품으로 똑같은 선물을 하나 더 줄려고 했는데
너희 아빠에게 엄마를 하나 더 줄 수는 없겠는걸..."
회장님의 걱정스런 농담에 사람들은 웃고 난리가 났습니다.
"아니에요. 회장님 아저씨!
선물은 이미 받았는걸요.
아빠가 엄마를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 같이
엄마도 아빠를 이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신답니다."
아까부터 구석에서 부끄러운 듯 숨어 있던 아이의 아빠가
그 아이의 엄마 손을 잡고 아이에게로 걸어 왔습니다.
자기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은
엄마와 아빠가 서로 사랑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