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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를 부탁해

작성일 2008.12.08 12:19 | 조회 2,015 | 맘스천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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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엄마는 너보다도 더 어린 소녀였다. 엄마의 그 모습은 너의
뇌리에 박혔다. 엄마에게도......라는 상상을 하게 했다. 당연한 일
을 왜 그제야 깨달았는지. 너에게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였다. 너의
엄마에게도 첫걸음을 뗄 때가 있었다는거나 세살 때가 있었다거나
열두살 혹은 스무살이 있었다는 것을 상상해본 적이 없었다. 너는
처음부터 엄마를 엄마로만 여겼다. 처음부터 엄마로 태어난 인간으
로.

내가 엄마로 살면서도 이렇게 내 꿈이 많은데 내가 이렇게 나의 어
린 시절을, 나의 소녀시절을, 나의 처녀시절을 하나도 잊지 않고 기
억하고 있는데 왜 엄마는 처음부터 엄마인 것으로만 알고 있었을까.
엄마는 꿈을 펼쳐볼 기회도 없이 시대가 엄마 손에 쥐여준 가난하고
슬프고 혼자서 모든 것과 맞서고, 그리고 꼭 이겨나갈밖에 다른 길
이 없는 아주 나쁜 패를 들고서도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몸과 마
음을 바친 일생이었는데, 난 어떻게 엄마의 꿈에 대해서는 아무런
생각도 해본적이 없었을까.

- 신경숙, [엄마를 부탁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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