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모르던 때에 아이의 장난감을 사들이면서 입에 넣지만 않으면 괜찮겠지~ 생각하면서 플라스틱으로 잔뜩 사들인 적이 있어요. 알아볼 새도 없이 아이는 컸고, 둘째가 태어나면서 집 안에 있는 장난감이나 교구 중에서 대부분의 것들은 원목으로 교체하려고 하고 있답니다. 그 중에 하나가 아이가 역할놀이를 하면서 필연적으로 입에 넣는 시늉을 하고, 손에 오래오래 잡고 놀게 되는 소꿉놀이세트에요.
첫째도 돌아기부터 아기 주방놀이 소품을 이용해서 즐겁게 놀았거든요. 지금도 마찬가지랍니다. 이제 둘째가 돌이 넘었으니 함께 역할놀이를 하는 남매의 모습을 보고 싶더라고요. 첫째의 어릴적부터 원목장난감으로 만났던 숲소리를 이번에는 조금 더 다양한 원목 주방놀이로 내어줄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랍니다.
이거 우리집에 있는거네~
첫째는 기존에 블럭과 역할놀이 장난감을 통해서 이미 접해보았기에, 친근하게 나무의 빛깔을 받아들인답니다. 아이의 눈에 확 들어오는 원색과 함께 자연의 색이 고스란히 들어있는 나무를 만지는 감촉과 편안한 색을 알게 해준지 여러 해가 됐거든요.
도구만으로도 소꿉놀이를 할 수 있게 상자는 인덕션모양으로 그려져 있어요. 요것만 있어도 아이는 벌써부터 냄비와 후라이팬을 올려놓고 요리를 한다고 시늉을 하네요. 박스 하나만 들고 어디든 놀러가도 감탄을 자아낼만한 원목 주방놀이 소품들이죠. 분명 같은 나무의 색인데, 계란 후라이의 노란빛까지 자연스러운 소품을 보면서 아이가 굳이 추리하지 않더라도 즐겁게 놀이를 시작할 수 있으리라 기대를 할 수가 있겠더라고요.
엄마 언제 놀아도 되냐며, 이제 다 살펴봤냐면서 옆에서 조르기를 시작하네요. 어서 소꿉놀이세트를 내 맘대로 하고 싶다면서 사장님이 될거라고 이야기를 해봅니다.
요즘 동생 장난감만 많이 생긴다면서 아쉬워하는 첫째라서, 함께 놀려고 계획해 둔 것도 동생의 간섭 없이 먼저 접해볼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답니다. 두 돌즈음부터 아기 주방놀이를 시작해서 요즘엔 질리지 않았을까 싶었는데, 다섯 살도 여전히 흥미로운 계획을 세우네요. 엄마손님은 어서 사장님에게 존댓말을 해야한다며..
주방에서 꼭 해야하는 작업인 칼질을 통해서 아이의 소근육을 키울수도 있답니다. 깍뚝썰기 연습은 아이들이 손 힘을 기르기 위해서 많이 하는 연습이죠. 나무 안에 자석이 내장 돼 있어서 위험은 덜고, 재미는 그대로 챙길 수 있어요. 첫째는 이제 한 손으로도 능숙하게 썰어내는 데 둘째는 어떻게 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되네요.
제가 숲소리를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같은 소품이더라도 나무의 색이 그대로 유지가 되는 걸 그대로 볼 수 있다는 점이에요. 같은 컵인데 색이 다르죠. 눈으로만 봐도 그 결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고요. 같은 원목이라는 이름이여도 분명히 다른점이 있더라고요. 아이의 입이 닿기도 하기에 손으로 쓱 문질러서 마감처리는 잘 됐나 늘 보곤하는데, 한결같이 매끈하게 쓸어내리는 감각은 천연오일을 겹발라서 만들어 낸 작업이라고 하니 든든하더라고요.
아기 주방놀이 원목 소꿉놀이세트의 소품은 부딪히지 않게 박스 내에서부터 겹겹이 트레이를 통해서 배송이 됐더라고요. 상자 안에 트레이를 놀이할 때도 사용해서 손님~ 음식 드세요~ 하고 아이가 곱게 내어줍니다 ㅎㅎ 먹지 않고 있으니 포크를 억지로 쥐어주는 친절한 사장님의 모습에 웃음이 나오네요. 포크와 숟가락까지 어찌나 아기자기 귀여운지. 둘째가 스스로 먹는 수저의 크기와도 비슷해서 역할놀이에 딱이에요.
밤중이라 배부르다고 했는데도 듣지 않고 원목 주방놀이소품으로 차려주는 인심좋은 조리사님과 함께하는 소꿉놀이. 점점 먹을 게 늘어나고 있어요. 엄마손님 배부릅니다.
한쪽에는 보글보글 냄비와 후라이팬 위에 야채들이 계속해서 익어가네요. 아기 주방놀이가 얼마나 신이 났던지요. 내일은 동생손님 앉혀놓고 소꿉놀이세트를 마음껏 활용하라고 해줘야겠어요. 조만간 올라올 남매의 놀이를 기대해주세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