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영이 한 인터뷰에서 "결혼하자마자 남편(장동건)이 영화 촬영차 해외에 있을 일이 많았다. 집에서
혼자 아들을 돌보다 보니 산후 우울증이 왔다"고 했다. 요즘 생각보다 힘든 육아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호소하는 산모들이 늘고
있다.
"난 아기를 낳으면 저절로 모성애가 생기는 줄 알았어. 근데 너무 힘들어. 하루 종일
집에 갇혀서 아이 젖만 주다 보니까 나 자신이 너무 비참한 거야. 아기가 자꾸 울기만 하니까 마치 날 괴롭히러 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말이야." 아이를 낳은 지 한 달 된 에디터 친구의 목소리엔 기쁨 대신 한숨이 가득했다. 우울한 기분이 극에 달할 즈음, SOS 요청을 받은
친정엄마의 '구원 방문'으로 그나마 숨 쉴 틈을 찾았다는 그녀는 요즘 육아 관련 책들을 참고하거나 선배 엄마들의 조언을 들으면서 이 상황을
극복하고 있다고 했다.
아이를 낳고 왜 우울한 걸까?
대부분의 산모들이 산후에 피로하고 우울한 기분(Baby
Blues)을 느끼지만, 이는 대개 2주 이내에 사라지고 정상적인 정서 상태로 돌아온다. 하지만 이러한 정서 장애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산후 우울증'은 대개 출산을 하고 4~6주 후 무렵, 우울한 기분, 심한 불안감, 불면증, 과도한 체중 변화, 의욕 저하,
자기 비하, 죄책감을 경험하며, 심하면 자살이나 죽음 등 극단적인 생각에 사로잡혀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초래하는
질환이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산모들 중 10~15% 정도에서 발생하고 있다.리즈산부인과의 권소영 원장은 "대개 아이를 처음 낳은 산모에게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요. 정서적,
육체적으로 지지할 사람이 없는 경우에도 많이 발생하고요. 예상치 못하게 조산을 했거나 자연분만을 시도하다가 제왕절개를 하게 된 경우에 일부
산모들은 분만에 '실패'했다고 자책하면서 우울증에 빠지죠. 양육 스트레스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는 분들도 많아요. 신생아가 많이 울고 찡얼대는
경우, 모유 수유가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산모의 산후 우울증 위험이 높아지죠. 예상보다 너무 힘드니까 좌절에 빠지는 거예요"라며 산후
우울증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알려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산모와 아이 모두에게 위험할 수도
산후
우울증이 오래 지속되면 엄마가 아기를 제대로 양육하기 어렵고, 아기의 성장 발달, 엄마와 아기 사이의 관계 형성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할
경우 아이의 행동 장애와 정서 장애 발생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엄마의 감정 변화에 매우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 때문에, 산후
우울증을 그냥 방치했을 경우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엄마가 우울하면 아기에게 말을 잘 안 해주고 아이를 귀찮아하기 때문에 또래에
비해서 언어 발달이 늦고 소통의 문제가 생기며, 학습 능력이 떨어지고 신체 발육이 느려진다. 또한 엄마의 우울증이 지속되면서 양육을 게을리
하거나 엄마와 아이 사이의 애착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못해서 자칫 '반응성애착장애'라는 발달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예쁘게 화장도 해보고, 주변에 도움도 요청하라
대개의 경우, 산모들은 출산 후 2주 이내에 아이를 키우는 즐거움을 느끼면서 우울증을
자연스럽게 극복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즈산부인과의 권소영 원장은 "산후 우울증은 원인이 명확하게 때문에 치료 효과도 좋아요. 대부분은 상담
치료만으로 나아지죠"라며, 증상이 더욱 악화되거나 오래 지속될 경우엔 꼭 전문가를 찾아 조언을 듣고 약물 치료를 병행해 안정을 되찾으라고
권했다.
첫째
,
산모들은 출산 전, 육아에 관한 지나친 환상을 갖는 것보다 현실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 남편과 가족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출산과 육아가 주변
사람들의 도움과 정서적인 지지 없이는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어야 한다.
둘째
,
충분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신생아들은 2시간에 한 번씩 젖을 먹기 때문에 산모도 깊은 잠을 잘 수 없어 수면 부족을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물론 연속해서 오래 잘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하루 한 번, 4시간 이상 수면을 취해야 하며, 아기가 잘 때 밀린 집안일을 하기보다는 산모도
같이 쉬도록 한다.
셋째
,
혼자만 감당하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해야 한다. 남편이나 친정엄마, 가족 등과의 공동 육아가 필수이며, 집안일을 도와줄 사람을
찾는 것도 좋다.
넷째
,
부부만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출산 후 가정의 중심축이 완전히 아이에게로 기울어져 있고, 출산의 주인공인 산모와 아기에게만 관심이 집중되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 남편들도 많은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부부가 충분히 대화를 하고 사랑을 표현하는 게 정서적으로
좋다.
다섯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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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시기에 아기를 낳아서 같이 힘든 일을 겪는 지지 그룹을 찾아서 공감대를 형성하면 안정이 된다. 온라인을 통한 엄마들의 모임, 아이와
함께하는 육아 교실 등에 참여해보고, 출산과 육아 선배들의 조언에도 귀를 기울인다.
여섯째
,
너무 집 안에만 있지 않아야 한다. 하루에 최소 15분만이라도 하는 등 외출을 기분 전환을 하는 게 좋으며, 가능하다면 아이를 잠시라도 돌봐줄
사람에게 맡기고 모처럼 화장도 해보고, 외식을 하는 것도 많은 도움이 된다.
일곱째
, 운동을 하면 혈중 세로토닌 레벨을 변화시켜서 우울증 극복에 도움을 준다. 출산 후
늘어진 몸매는 자신감을 떨어뜨리기도 하니 아이를 낳고 6~8주 후부터는 서서히 운동을 병행하면서 체중 관리를 시작하는 게
좋다.
취재_김민주 사진_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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