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장마와 함께 후텁지근한 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벌써부터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 다가올 삼복더위가 걱정스럽다. 여름은 1년 중 양기(陽氣)가 가장 넘쳐나는 계절이다. 더구나 어린 아이들은 소양지기(少陽之氣), 작은 태양덩어리의 기운을 닮아 무더운 여름을 이겨내기가 힘들다.
속도 뜨겁고 날씨도 뜨거우니 여름이면 찬 음료와 빙과류를 달고 살고, 잠을 자다가도 어느 새 찬 곳을 찾아 옮겨간다. 조금만 움직여도 땀을 뻘뻘 흘리면서 에어컨을 틀어 달라고 조른다. 더위 타는 아이를 그냥 두는 것도, 더위를 피해 시원하게만 키우는 것도 이래저래 걱정이다.
속열 때문에 찬 것 즐겨 먹고 땀 많이 흘린다면
무더운 여름철, 아이가 자꾸 찬 것을 찾는 이유는 더위로 인한 갈증을 식히기 위해서, 속열이 많이 쌓여 몸 안의 열을 식히기 위해서다. 속열이 쌓인 아이는 보통 인체의 상부로 땀을 많이 배출하고, 진액 역시 쉽게 소모되어 변비에 잘 걸릴 뿐만 아니라 아토피와 같은 알레르기 질환도 많이 나타난다.
기력도 쇠해진다. 조금만 더워도 머리에서 땀을 줄줄 흘리고, 아이스크림, 찬 음료 등을 달고 살며, 밥 대신 시원한 것만 찾는다. 잠자리에서도 계속 뒤척이며 찬 곳을 찾아다니기도 한다. 몸속의 열기에 수분을 뺏겨 변비나 식적(食積) 증세가 심해지고, 과다한 땀과 분비물로 아토피 증세가 심해지기도 한다. 속열과 여름 더위가 겹쳐 더위를 먹기도 하고 여름 감기로 고생하기도 한다.
과도한 열을 식혀주고 몸 안의 진액 보충해야
아이가 찬 음료나 찬 음식만 찾더라도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음식은 삼간다. 수박이나 참외 같은 물기가 많고 성질이 서늘한 제철 과일들로 갈증을 해소하고 더위를 식혀주는 것이 좋다. 육류는 소화과정에서 열을 많이 발생시키므로 섭취량을 줄이고, 먹을 때는 상추나 오이를 함께 먹여 열을 내린다.
잠자기 2시간 전 가벼운 운동은 몸 속 열기를 빼주면 숙면을 취하는 데 효과적이다. 동탄 아이누리한의원 이원정 원장은 "속열이 많이 쌓여 여름 더위를 이기기 힘들다면 황기, 맥문동, 오미자 같은 약재로 열을 식혀 과도한 땀 배출을 억제하고 진액(津液: 미네랄, 수분 등)을 보충한다. 허약해진 기운을 북돋우는 치료 또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비위(脾胃)와 장 허약해 배앓이가 잦다면
여름철에는 가벼운 배탈부터 장염, 식중독 등 설사를 동반하는 소화기 질환이 잦다. 더위 때문에 찬 음료나 찬 과일, 빙과류를 많이 먹을 수도 있고, 음식이 쉽게 상해 자칫 식중독 등에 노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 엄마가 매번 신경 쓰고 조심해도 유독 배앓이가 잦은 아이들이 있다. 늘 '배 아파'를 입에 달고 살거나, 똑같이 먹여도 혼자 배탈이 난다.
여름에는 몸의 땀구멍이 열려 있어 내부의 따뜻한 기운이 체외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태. 피부는 뜨겁지만 정작 몸속 기운은 냉해진 상태다. 속이 냉하면 장부의 기운이 떨어져 기능을 다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여름철에 배탈, 설사가 자주 일어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뱃속의 비위와 장에는 온기가 있어야 그 온기로 음식물을 분해 흡수하고 노폐물을 배출할 수 있다. 만약 덥다고 찬 것만 먹으면 뱃속 온기가 사라지면서 소화와 영양 흡수 기능에 이상이 생겨, 배탈 설사를 할 수 있다. 배탈과 설사가 잦거나 오래 가면 영양 흡수에 문제가 생겨 아이의 성장발달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아이 배(腹)만큼은 따뜻하게 보해야 한다
동탄 아이누리한의원 이원정 원장은 "실제로 기력이 부족한 아이는 장염에 잘 걸리고 소화능력이 떨어져 식욕부진에 시달리고 성장부진을 보일 수 있다"며 "이때는 아이가 원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체질에 맞는 보약 처방과 소화가 잘 되고 영양가 많은 반찬으로 규칙적인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한다.
장염이나 식중독, 배탈 설사 등, 배앓이가 잦은 아이라면 비위의 기운을 북돋우는 치료와 냉해진 속을 따뜻하게 해주는 생활 수칙을 따른다. 소화에 지장을 주는 음식이나 과식, 야식을 피하고, 일정한 시간에 따뜻한 온도로 먹인다. 찬 것을 주의하고 속을 따뜻하게 보할 수 있는 식품을 선택해 먹인다.
인삼과 닭고기, 찹쌀을 함께 섭취할 수 있는 삼계탕은 여름 보양식으로 제격. 대추나 벌꿀, 생강, 계피, 콩, 카레(강황) 등도 속을 따뜻하게 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 찬 음료보다는 오미자차나 생맥산차, 대추차와 같은 기(氣)와 진(津)을 북돋우는 한방차를 마시게 하는 것도 좋다.
덥다고 배를 그대로 노출시켜선 안 된다
아이의 배도 찬기에 그대로 노출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한다. 여름에는 가만히 있어도 덥다 보니 속옷을 입지 않고 헐렁한 민소매 셔츠를 입거나 잘 때 배를 드러내놓고 자는 일이 많다. 자다 보면 너무 더워 찬 바닥을 찾아 자는 아이들도 있다.
반소매 셔츠 속에 얇은 속옷을 입히고 잘 때는 타월과 같은 얇은 이불을 마련하여 항상 배를 덮어주도록 한다. 또한 여름에는 어디나 냉방이 잘 되어 있기 때문에 민소매 바람으로 외출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가벼운 배앓이를 자주 하거나 아침마다 배가 아프다고 칭얼거리면 엄마가 양손을 비벼 따뜻하게 만든 후 배꼽주위를 마사지해 주는 것도 좋다. 배를 따뜻하게 하면 장 기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된다.
한국아이닷컴 김영선 기자 coming@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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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계탕은 아이들에게도 좋은 음식인가봐요~
곧 있으면 초복인데, 삼계탕 먹을 수 있는 아이들은 함께 드셔보심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