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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정묵 교수에게 듣는 먼저 손 내미는 좋은 아버지 되기

작성일 2013.07.20 23:00 | 조회 2,595 | 아침햇살용이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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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등한 관계에서 아이와 소통하라

아버지는 가장(家長) 본연의 의무 외에도 요구되는 역할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기에 예전 같은 근엄함은 사라지고 집 안팎으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보니 아버지 노릇하기 참 힘들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사랑에 서툰 아버지들을 위한 서울대 임정묵 교수의 코멘트.

 


공부하라는 잔소리를 하기 전에

"입시 전쟁에 내몰린 아이들은 학창 시절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에 대해 대화를 나눌 기회나 대상이 없습니다. 자연히 수능 성적에 의해 삶이 결정되죠. 대학에 들어와서야 겨우 숨을 돌린 아이들은 그제야 자신이 아는 것과 세상이 다르다는 걸 알게 됩니다. 하지만 인생의 목표를 향해 뒤늦은 시동을 걸고, 서둘러도 보지만 이 우물 저 우물을 파느라 허송세월하는 시간은 피할 수가 없어요."

어떻게든 좋은 대학에만 보내면 그것으로 자신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하지만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에 들어갔다고 할지라도 아이는 종종 친구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세상에는 나보다 잘난 사람들이 많다'라는 것을 깨닫고 좌절하게 된다. 일이 뜻대로 잘 되지 않았을 경우엔 '내가 너무 잘나서 불이익을 받는다'라고 그릇된 피해의식을 품기도 한다. 점수에 일희일비하는 아이들에게 세상 공부가 필요한 까닭이다.

"청소년기는 아이 스스로의 노력과 부모의 관용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때입니다. 마냥 자유를 주라는 말은 아닙니다. 현실은 현실이니까요. 입시를 앞둔 수험생에게 세상부터 알아야 한다며 풀어놓을 수 없다는 것도 잘 압니다. 초등학교 때부터 세상 경험을 많이 하게 한 다음 이를 바탕으로 사명감을 갖고 공부를 하게 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이 또한 불가능하죠. 저는 아이들에게 공부가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하지는 않다는 사실을 강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행여 그러다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는 부모들이 있는데, 가만히 생각해보세요. 중·고등학교 때 1등 하던 친구들이 30, 40년이 지난 뒤에도 가장 잘나간다고 말할 수 있나요? 요즘 세상은 다양성과 소통의 시대입니다. 아이들의 자유의사를 존중하되 책임감을 갖게 하도록 하세요. 성공하는 삶은 선택의 문제가 아닌 성실의 문제입니다."

부모가 가장 먼저 할 일은 아이들에게 믿음을 주는 것이라고 임정묵(49) 교수는 강조한다. 나아가 아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를 파악하고 그것이 학교 공부를 잘하고 싶은 동기부여와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이때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하지 못했던 것을 자녀가 대신 이뤄주길 바라는데, 이런 일방적인 강요는 아이의 미래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위엄과 권위가 아버지다움의 전형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기성세대들은 변화를 무서워하는 경향이 있어요. 그러다 보니 아이들에게도 '나는 이랬는데' 혹은 '내가 이렇게 해보니까'라는 식으로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말하는 것들이 많죠. 물론 20년 전 아버지의 경험들이 틀렸다고 말할 수는 없어요. 하지만 지난 1백 년간 일어났던 일들이, 고작 10년 사이 벌어지고 있는 초스피드 시대를 살고 있는 지금, 그때의 방식들이 통할지는 의문이네요."

임 교수 Style ①
아이 변화 이끌어내기 노하우

 

마음속에서 아이들을 아예 포기해버리자!
아이들에게 맡긴다고 말하면서도 대다수의 부모들은 결국 아이들을 향한 의심의 끈을 놓지 못한다. 공부했는지 물어보고 진짜 했는지 또 확인하는 일이 다반사. 이런 과정이 반복되면 부모와 아이 사이에는 불신이 쌓이게 된다. 아이들은 부모의 걱정을 잔소리로 받아들일 것이고, 결국엔 부모가 생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퉁겨 나간다.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아이들에 대한 무한한 신뢰를 보여야 한다. 몇 번을 속더라도 그냥 믿어주는 배포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마음을 비워야 한다. 그럴 때 아이는 자신을 믿어주는 부모에 대한 미안한 마음이 생겨 변화하기 시작할 것이다.

동기부여를 위해 과감하게 종전의 생활을 바꿔라!
큰마음을 먹고 기간을 정해 공부를 하겠다는 아이를 방해하거나 공부 이외의 엉뚱한 일을 시켜보자. 아이가 평소 하고 싶어 했던 일을 일정 기간 동안만 허락해주는 것도 좋다. 이 같은 색다른 경험은 어떤 식으로든 아이의 삶에 변화를 줄 것이다. 매일 같은 스케줄을 반복하는 아이에게 '지금 하는 일에 의미를 가져라'라고 하는 가르침은 결국 강요에 지나지 않는다. 그보다 일탈을 통해 변화의 계기를 만드는 것이 현명하다.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에게 희망을 주고 칭찬하라!
설령 아이가 최악의 성적을 받아왔다고 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도록 격려해주자. 교과서적인 말이지만 실제로는 이를 실천하지 못하는 부모들이 많다. 명심하자. 1점이 올라도 칭찬해주는 부모의 모습에서 아이는 자신감을 얻게 된다. 중1부터 고3까지 열 번의 시험을 본다고 가정했을 때 1점씩만 올라도 평균 60점이 오르니 대단한 발전이 아닌가.

 

아버지다움의 원천은 긍정적 사고에 있다

임 교수의 큰아들 규현씨(22)는 일본에서 태어나 그곳에서 다섯 살까지 지냈다. 이후에는 미국에서 4년 정도를 보냈고 초등학교 때부터 한국에서 살게 됐다.

 

 

"아들이 초반에는 성적이 잘 나오는가 싶더니 이내 곧 정형화된 교육에 적응을 못하고 뒤처지기 시작하더군요. 아마 아이는 그때부터 나름 어떻게 하면 명분 있게 공부를 하지 않을까 하는 고민을 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그러던 찰나에 친구 하나가 만화를 그리는 것을 보고는 관심을 가지게 됐죠."

아들이 고등학생이 됐을 때 임 교수는 "6개월의 시간 동안 앞으로 만화를 계속 그려도 될지 테스트하겠다"라고 제안했다. 만화를 그리기 시작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공부는 뒷전이 되는 아들을 위한 극약처방을 한 것.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아내는 불같이 화를 냈지만 임 교수는 아들이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만화라면 든든한 후원자가 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교수들은 '연구년'이라고 해서 외국에 나가는 기간이 있는데, 아이가 그 시기에 유럽의 다양한 만화를 접해보도록 하는 것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무턱대고 아이의 학교에 찾아가 자퇴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아봤죠. 사정이 생겨 실천까지 하지는 못했는데, 훗날 아이가 말하길 그때 굉장한 위기의식을 느꼈다고 하더군요(웃음)."

그러나 획일화된 제도교육 내에서 "이렇게 하면 대학에 갈 수 없다"라는 쓴소리가 큰 부담으로 작용했던 탓일까. 아들은 더 열심히 노력했지만 끝내 자신이 원하던 상급 학교 진학하는 데 실패했다. 방황하기 시작했고 자신감마저 잃었다.

"부모가 아이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는 없어요. 하지만 적어도 아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의 물꼬를 터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원하는 대학에 가지 못한 아들이 한동안 방황하는 것을 보고 저는 또 한 번의 계획을 세웠어요. 아들과 단둘이 도쿄로 여행을 떠났죠. 도쿄에는 만화학과가 제일 처음 만들어진 도쿄 공예대가 있어요. 무턱대고 교무과를 찾아가 입학 과정을 알아봤죠. 아들의 재능을 테스트한 담당 교수가 10월에 있을 입시를 준비해보라고 하더군요. 그때부터는 아들의 몫이었어요. 그동안 손 놓았던 일본어 공부를 알아서 하고, 포트폴리오 준비를 위해 집중하기 시작하더군요.얼마 전엔 그러더라고요. 원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있으니 무척 행복하다고."
임 교수는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방법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고 말한다. 다만 아버지다움의 근원에는 긍정적 사고가 있다고 믿을 뿐이다.

"최근 들어 부모의 헌신적인 행동이 많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신문이나 방송에 등장하는 '엇나간 모성애'란 타이틀도 낯선 일이 아니죠. 저는 '현명한 헌신이란 없다'라고 생각합니다. 헌신이란 말 그대로 나를 온전히 바치는 것인데, 부모의 헌신을 가만히 관찰해봤을 때 아이의 미래에 부모의 노후 대비나 가문의 영광이 녹아 있지는 않는지 되묻고 싶군요. 또 개인적으로는 아이들을 지나치게 야단치는 것만큼 무심하게 두는 것도 좋지 않다고 봅니다. 아이들의 부족함이나 실수를 옆에서 바라보면서 한두 마디 건네고, 아이를 포근하게 감싸줄 수 있는 지혜를 엄마 아빠들이 가졌으면 합니다."

임 교수 Style ②
21세기 아빠가 되는 법

우리 아이만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자
간혹 우리 아이만 특별하다는 착각에 빠져 비현실적인 기대감을 갖고 아이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부모들이 있다. 우리 아이는 평범하다는 생각을 꼭 갖도록 하자. 그래야 현재 상황에 대범해지고 아이가 무엇을 하건 받아들일 수 있다.

과정을 소중히 여기자
목적과 대상이 무엇이든 간에 열심히 살아가고 무엇인가를 성취하려고 하는 의지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아이가 오늘 하루를 열심히 살아가도록 조언하자. 아무리 세상이 바뀌고 가치관과 신념이 변해도 사람 사는 데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일찍 일어나는 새가 벌레를 잡는다'라는 것이다.

세상 모든 일은 다 소중하다
부모가 직업의 귀천을 따지는 세상의 선입견에 물들어 있다면 아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만큼 좁아진다. 아이에게 완전한 선택의 자유를 줄 때 아이는 후회 없이 자신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아버지가 바뀌어야 아이도 바뀐다



발생학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아이들은 배 속에 있는 10개월간 온전히 엄마에게 의지하며 자라다가 세상 밖으로 나온다. 이후 끊임없이 사고를 치며 홀로 설 준비를 하지만 그러한 과정을 거칠 때도 부모의 도움은 필요하다.
"아이를 키운다는 것은 내 아이에게 맞는 옷을 찾아 입히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의 생긴 모습은 물론 체형, 생각, 취미, 습관 등을 알아야 아이들이 좋아하고 몸에도 딱 맞는 옷을 입힐 수 있겠죠. 아이는 부모와 함께 살아가는 존재입니다. 이는 부모 자식 간에 상호 존중과 신뢰의 덕목이 쌓여야 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간혹 아이들과 어디서부터 어떻게 소통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이 많은데, 임 교수는 휴대폰과 같은 기계의 힘을 빌려보라고 추천한다.

"중학생인 둘째 아들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제 아내에게 하루 종일 벌어진 일들을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해요. 자연스럽게 친밀감이 형성되죠. 바깥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저와는 주로 휴대폰으로 대화를 합니다. 엄마에게 말하지 못하는 금전적인 것들이 화제가 될 때가 많지만요(웃음). 가부장적인 가장의 권위는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봐요. 그럴수록 부모와 자식 간의 틈이 더 벌어질 뿐이죠. 여유를 갖고 아이들과 부딪치는 시간을 늘려보도록 하세요. 점차 아이들과의 어색함이 사라지고 이야기할 것들이 늘어나게 될 겁니다."

임 교수 Style ③

시기별 포인트 양육법

초등학교 저학년
이 시기에는 아이가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자유롭게 해보게 하고 친구와도 많이 어울릴 수 있도록 한다. 소통하기 위해 또래 친구들과 교류하는 습관을 갖다 보면 사춘기 때나 대학생이 됐을 때 자신의 의사를 표현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초등학교 고학년~중학교 저학년
집중하는 습관을 들이게 하자. 이 시기에는 좋아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면서 무엇이든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것에 빠지는 경향이 있다. 이때 자녀가 어떤 것을 선택하든지 무한한 신뢰를 실어줄 필요가 있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행동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중학교 2~3학년
사춘기를 맞은 아이들은 주위 환경에 굉장히 민감하다. 아이들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하자. 더불어 스트레스를 이길 수 있도록 많은 이야기를 들어주고 부모에게도 수다를 떨게 하는 것이 좋다. 동시에 자아 형성의 시기인 만큼 자신의 취미를 가꿀 수 있는 기회의 장을 만들어주도록 하자. 이때부터는 학교 공부에도 조금씩 신경을 써야 한다.

고등학교
이 시기에는 아이들이 자신이 필요하다고 마음먹은 일에만 몰입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좋다. 이때 부모는 아이들이 자신의 일에 성취감을 느끼도록 아량을 베푸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임정묵 교수는…

서울대학교 바이오모듈레이션 전공의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발생공학과 줄기세포를 전공했다. 두 아들을 둔 평범한 아버지이기도한 그는 정형화된 교육보다는 아이들이 원하는 삶을 찾도록 도와주는 함께하는 교육을 최고의 가치로 생각한다.

<■글 / 김지윤 기자 ■사진 / 이주석 ■참고 서적 / 「좋은 아버지 수업」(임정묵, 좋은 날들)>

 

베스트베이비

 

 

요즘 아버지에 대한 아이 양육의 기대치가(?) 높아지는 만큼

좋은 아버지 되기에 관한 내용들도 꽤 많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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