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화려한 변신 로봇, 고가의 기능성 장난감만을 좋아할 거란 생각은 어른들의 착각이다. 택배 상자 하나만 있어도 그 안에서 수십 가지 놀이를
찾아낼 수 있고, 밀가루 반죽만 있어도 종일 즐거울 수 있다. 종이, 밀가루, 물처럼 언제 어디서나 구할 수 있는 생활 속 재료는 절대 싫증나지
않는 최고의 장난감이다.
◆
PAPER
주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재료인 종이는 매우 창의적이면서도 지극히 건설적인 재료다.
사이즈·질감·두께가 제각각이라 다양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으며 접기, 자르기, 그리기, 조형물 만들기(상자) 등 다양한 놀이가 가능한 만능
놀잇감. 또한 아무리 큰 종이라 하더라도 구조화된 틀이 있기 때문에 아이에게 안전한 느낌을 준다는 특징을 지녔다. 아이들은 어느 정도 제한된
틀이 있어야 불안해하지 않고 그 안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느낌을 안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따라서 다소 위축되고 불안한 아이라면 처음부터 너무
큰 종이를 주는 것보다는 적절한 크기부터 시작해 차츰 큰 종이로 바꾸어가며 표현 기회를 자유롭게 넓혀주는 것이 좋다. 또 그린 것을 다시
오리고, 오린 것을 붙이고, 붙인 것으로 다시 조형물을 만드는 등 처음 평면에서 입체까지 다차원적인 변형이 가능한 재료다. 이런 다양한 변형
과정을 통해 아이는 창의적인 감각과 건설적인 면을 고루 발달시킬 수 있다. 단, 종이를 활용한 놀이를 할 때는 빳빳한 종이에 손을 베지 않도록
엄마의 지도하에 놀이 활동을 즐기게 한다.
01 택배 박스로 집 만들기
아이들은 자신만의 공간에 있을 때
만족감을 느끼는데, 커다란 종이 박스는 이런 대리 만족을 느끼도록 해준다. 커다란 택배 박스를 2~3개 이어 붙이면 작은 종이 집을 만들 수
있는데 창문을 뚫거나 대문을 만들어주면 아이가 더욱 좋아한다. 혹은 아이 몸에 딱 맞는 박스에 들어가 몸을 숨기는 놀이를 즐겨도 재밌다.
after 18months~
02 종이 상자로 대형 블록 쌓기
블록 쌓기는 아이들이 가장
흔하게 즐기는 놀이. 나무 블록이나 종이 블록 대신 스케일이 큰 택배 상자를 쌓아보면 어떨까. 각기 다른 크기의 상자들을 모아두었다 활용하면
된다. 종이 상자 블록은 서너 개만 쌓아도 아이 키보다 커지므로 의자를 밟고 올라가 엄마가 곁에서 거들어주면서 높이 쌓아보게 한다. 다 쌓은
박스 블록은 한 번에 우르르 무너뜨려보자.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고 짜릿한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다. after 24months~
03 잡지 콜라주
잡지는 온갖 그림이 다양한 색감으로 표현되어
있는 훌륭한 '종이'에 속한다. 철 지난 잡지를 아이 마음대로 찢고 오리게 하자. 이런저런 사진들을 마음대로 오리고 붙이며 구성하다 보면 의외로
재미난 작품이 완성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잡지를 오려 붙인 스케치북 주변부를 크레파스나 물감으로 마음껏 칠하는 것도 재미있다. 한창 소근육이
발달할 무렵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 중 하나가 가위질. 잡지를 오리면서 눈과 손의 협응력을 발달시키고 창의적 사고력도 키울 수 있다.
아직 가위질이 서툰 아이라면 손으로 마음껏 찢는 것도 즐거운 표현법이다. after 36months~
04 자유롭게 구슬 그림
여러 개의 종이컵에 알록달록 물감을 짠
다음 구슬을 넣고 굴려 물감을 골고루 묻힌다. 네모난 종이 상자 뚜껑을 준비해 그 안에 마음껏 구슬을 굴려보게 하자. 상자 뚜껑이라는 정해진
공간 안에서 구슬이 굴러가며 만들어내는 멋진 그림을 감상할 수 있다. 또 서로 다른 색끼리 혼합되는 것을 보며 색채 혼합을 익힐 수 있다.
after 18months~
05 종이 인형 만들기
A4 용지 혹은 달력 뒷면을 활용해
다양한 종이 인형을 그린 다음 오려보자. 아이가 아직 사람의 형상을 그려낼 만큼의 월령이 아니라면 몸통은 엄마가 그려주고 눈·코·입 등의 표정을
아이가 그리게 해본다. 인형 몇 개가 완성되면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인형극을 해보자. 역할극을 통해 아이 심리도 엿볼 수 있다. after
24months~
◆
WATER
물은 아이가 생명을 갖게 된 순간 가장 처음 만났던 세계라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놀이 재료다.
물을 활용한 놀이를 할 때면 아이는 양수 속에서 느꼈던 편안한 기분을 다시금 갖게 된다. 이 때문에 평소 긴장을 많이 하고 예민한 아이들은 물의
부드러운 느낌을 통해 이완을 경험할 수 있다. 물은 정해진 형체가 없고 부드러우며 흩뿌리거나 그 안에서 첨벙거리며 놀 수 있어 에너지 발산의
기회를 준다. 또한 색깔을 첨가하거나 다른 물건과 섞게 하는 매개 역할을 하기도 한다. 그래서 물을 이용해 놀이를 즐길 때면 통합, 결합,
조화로운 느낌을 받게 된다. 간혹 충동적이거나 대근육·소근육 조절이 잘 안 되는 어린아이가 물을 흘리게 될 경우 자기 뜻대로 안 되는 데
좌절감을 겪고 야단맞을까봐 불안을 느낄 수 있으므로 안전한 놀이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의 월령이 어릴수록 물을 담는 그릇이 충분히
넉넉해야 하며, 그릇의 소재 또한 깨지지 않는 것을 택하는 게 기본. 아이가 물을 가지고 놀다 젖은 바닥에 미끄러지지 않도록
주의한다.
01 키친타월에 퍼지는 알록달록 물감 꽃
주방에서 쓰는
키친타월을 물에 흠뻑 적시고 붓에 물감을 묻혀 키친타월에 마음껏 점을 찍어보자. 자연스럽게 점의 번짐 현상이 나타난다. 얇은 붓을 쓰느냐, 굵은
붓을 쓰느냐에 따라 번짐 효과가 제각각 달라진다. 손동작이 미숙한 아이일수록 그림 그리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데, 젖은 키친타월과 물감만 있으면
저절로 멋진 그림이 완성된다. 붓으로 물감을 찍어 그리는 대신 물감으로 색깔물을 만들어 빨대나 스포이트 등을 활용해 물감을 한 방울씩 떨어뜨려도
재밌다. after 36months~
02 물잔 돋보기 만들기
유리잔에 물을 부으면 즉석 돋보기로
변신한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어른들이 쓰는 안경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데, 이 놀이를 통해 아이의 호기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다. 물컵에 물을 붓고
글자나 그림이 위에 올렸다 내렸다 하며 돋보기 대용으로 사용해볼 것. 이때 물에 식용색소를 풀면 선글라스처럼 색이 있는 돋보기 역할을 해 더욱
재미있다. after 24months~
03 모양 얼음 만들기
물은 온도의 영향을 받으면 '액체에서
고체로, 고체에서 기체로' 자유자재로 바뀌는 성질이 있다. 찰방찰방한 물의 감촉 못지않게 아이들이 홀릭되는 것이 바로 얼음. 대부분의 아이들은
'차갑다'라는 감각을 시원하고 기분 좋은 느낌으로 받아들인다. 얼음이 손에서 미끌미끌 빠져나가는 느낌도 신기하기만 하다. 재미난 모양틀을 이용해
얼음을 얼려 물 위에 동동 띄워보자. 손으로 직접 만져도 보고, 수저에 담아 떨어뜨리지 않게 옮겨도 본다. 휘휘 저으며 얼음 녹이기 놀이도
한다. 얼음 몇 개만 있으면 다 녹을 때까지 신나게 집중해서 놀 수 있다. after 18months~
04 물 컵 실로폰
5~6개의 컵에 물의 양을 각기 달리해
붓는다. 나무젓가락, 스테인리스 젓가락, 플라스틱 젓가락 등 다양한 소재의 젓가락으로 컵을 두드리며 소리의 차이를 감상해보자. 물의 부피와 음의
높이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익힐 수 있다. 아이 눈을 가린 후 컵 안에 물이 많고 적음에 따라 소리가 어떻게 다르게 나는지 맞혀보게 하는 놀이도
재미있다. 아이에게 직접 물을 따라볼 기회도 줄 것. 소리 톤을 조정하기 위해 물의 양을 맞추느라 애쓰는 과정에서 소근육 발달이 활발하게
이루어진다. 아이가 물 따르기를 힘들어한다면 작은 물뿌리개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 물을 따를 때는 다양한 모양의 컵을 준비해보자. 넓적한 컵,
기다란 컵 등 각각의 모양에 따라 물이 담기는 모양이 달라짐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 POWDER &
DOUGH
밀가루, 설탕, 모래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가루를 활용해 놀이를 즐겨보자. 제각각 성질이 다르긴 하지만 가루가 주는 촉감
자체가 아이에게 색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 부드러운 밀가루 등 파우더는 아이를 매우 편안하게 만든다. 또한 모래나 밀가루 등은 각기 다른
느낌을 주므로 다양한 촉감을 충분히 느끼게 한다. 가루에 일정 부분 물을 더하면 성질이 변하면서 반죽을 만들 수 있다. 반죽(Dough)은
만져지는 감촉 자체가 좋거니와 가루였던 것이 덩어리가 되어 모양이 되고 조형물을 완성하면서 아이의 창작 욕구를 향상시키도록 도와준다. 어른도
밀가루 반죽을 하다 보면 꽤 에너지가 소모됨을 알 수 있는데, 아이들도 공격적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일 경우 반죽놀이를 하게 하면 공격적인
에너지를 부드럽게 발산할 수 있다.
01 손도장 쿡!
밀가루 반죽을 사각틀에 깔아준 다음 할리우드
스타처럼 손도장을 꾹 찍어보게 한다. 그 옆에 엄마 아빠도 손도장을 찍어본다. 서로의 손 크기를 비교하며 자연스럽게 크기 개념도 익힐 수 있다.
말랑말랑 촉촉한 밀가루 반죽의 감촉에 정서적 안정감도 느낀다. after 12months~
02 모래 박스 농장 만들기
모래의 감촉은 아이의 정서를
순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모래를 쌓고, 파고, 혹은 물을 부어 반죽하는 과정을 통해 아이는 놀이에 온전하게 집중하며 정서적 안정감을 느낀다.
작은 모래 박스를 하나 만들어 그 안에 아이 마음대로 동물농장을 꾸며보도록 하자. 신나는 역할놀이도 즐겨본다. after
36months~
03 모래반죽 케이크 & 쿠키 만들기
모래를 모은 다음
쿠키 모양틀로 찍어본다. 모래에 물을 뿌리고 틀로 찍어내면 모양이 더 잘 나온다. 또는 여러 가지 모양의 컵에 모래를 꾹꾹 눌러 담고 바닥에
톡톡 쳐서 빼면 간단하게 컵케이크가 완성된다. 여기에 초를 꽂거나 장식을 해 예쁜 케이크를 만들고 생일 축하 노래를 불러보자. after
24months~
04 냠냠! 맛있는 요리 시간
밀가루 반죽으로 만드는 특별한
요리 시간을 갖자. 소꿉 장난감만으로 놀이를 즐기던 것과는 다른 색다른 소꿉놀이를 즐길 수 있다. 조물조물 밀가루 반죽으로 떡도 빚어보고
칼국수도 뽑아본다. 다양한 크기로 반죽을 동그랗게 뭉쳐가며 손에서 느껴지는 반죽의 촉감과 질감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아이의 촉각을 발달시키고
집중력을 높여준다. 밀가루 반죽으로 만든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세면서 자연스럽게 숫자도 익힐 수 있다. after
24months~
05 조물락 색깔 반죽 만들기
커다란 그릇 몇 개를 준비해 각각
밀가루를 넣고 물의 양을 달리해 반죽을 해보자. 물을 넣기 전과 후의 밀가루 촉감을 충분히 느끼고 관찰해보는 게 포인트. 어느 정도 반죽이
완성되면 물감을 넣어 손으로 치대 색깔 반죽을 만들어본다. 중간 중간 "밀가루의 느낌이 어때? 반죽이 어떤 느낌이야?" 하며 질문을 던져 아이가
느낌을 자유롭게 표현하도록 유도한다. after 36months~
06 밀가루 그림 그리기
밀가루는 엄마가 주방에서 쓰는 재료라
아이들도 신기해 하고 좋아한다. 밀가루를 이용해 그림을 그려보자. 바닥에 색도화지를 깔고 그 위에 밀가루를 체로 쳐서 뿌린다. 소복히 밀가루를
뿌린 다음 마른 붓이나 손가락으로 그림을 그려보게 하자. 하얀 밀가루 색과 대비 되면서 바닥의 색지 색깔이 나타난다. 수십 번이고 반복해서 쓸
수 있는 밀가루 도화지인 셈. after 24months~
기획: 박시전 | 사진: 추경미, 박용관
| 모델: 김준모(6세), 김가원(2세) | 도움말: 김이경(보라매 생명사랑센터 놀이치료사)
베스트베이비
저희 아가도 비싼 장난감 다 놔두고 집안에 굴러다니는 것들에 꽂혀서 놀더라구요.
굳이 비싼 장난감이 아니더라도 조금만 머리쓰면 아이에게 흥미있는 장난감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