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윤이와 연이의 행복한 하루 - 엄마와 함께하는 탐색과 놀이
열한 번째 놀이 - 재활용품 놀이
윤이, 연이와 재미있게 가지고 논 장난감 중 하나는 재활용품들이다. 집에서 사용한 후 쌓이게 된 휴지심, 우유팩, 종이상자, 종이 등으로 윤이가 쌓기, 만들기, 찢기 등을 하며 생각지도 못한 물건들을 만들어 낼 때, 깜짝 놀라곤 했다. 재활용품이 자유롭게 사고하고 다양하게 변형시켜 놀이할 수 있는 훌륭한 장난감이라는 것을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 휴지심
아이들은 휴지심을 망원경처럼 보거나 그 안으로 무언가를 떨어뜨리고 싶어 하고 굴려보려 한다. 윤이도 망원경놀이를 하거나 엄마가 휴지심으로 만들어준 연필꽂이에 펜들을 꽂았다 빼다를 반복하며 놀았다. 엄마랑 여러 개 연결해 코끼리코를 만들어 놀았고, 끈을 이용해 휴지 심을 끼워 뱀처럼 만들고는 바닥에 끌고 다니며 소리도 들어보고 우연히 엉켜서 만들어지는 모양에 재밌어하기도 했다. 특히, 블록놀이를 할 때 긴 랲심이나 키친타월심을 주면 작은 블록들을 넣어서 미끄럼을 태워주며 즐거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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끈에 휴지심을 끼워 뱀처럼 가지고 놀다가 우연히 만들어진 나비모양에 기뻐하고 있다(32개월 당시). 랲심에 작은 장난감을 넣어 미끄럼을 태워주고 있다(연이 13개월 당시). 작은 돌로 만든 네모 안에 휴지심 세워서 채워 넣고 있다(27개월 당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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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유팩
우유팩으로는 처음에 주로 위로 쌓아 올리거나 기차 길, 네모 등을 만들어 놀았다. 그러다 엄마와 함께 곡선 등을 만들면서 더 다양하게 놀이를 할 수 있었다. 반원처럼 윗부분을 둥글게 만들었을 때는 자신의 위치만을 바꾸며 "이렇게 하면 무지개, 이렇게 하면 씨야(알파벳)"라고 말하기도 햇다. 그리곤 작은 종이상자와 휴지 심을 이용해 얼굴을 만들었다. 볼도 만들고 입모양을 작은 상자로 다양하게 바꿔가면서 노는 것을 보며 어떤 표정인지 이야기도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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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팩을 연결하여 동그라미를 만들고자 시도하였다(왼쪽, 28개월 당시). 우유팩과 휴지심, 작은 종이상자를 이용해 얼굴을 만들었다(오른쪽, 29개월 당시). ⓒ황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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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구르트컵
에펠탑을 알고부터 윤이가 쌓는 모든 탑은 에펠탑이었다. 요구르트 컵으로 만들기, 부수기를 반복하며 몇 층짜리 탑인지 세어 보기도 하고 무너지는 횟수를 줄이기 위해 벽에 붙여서 쌓기도 했다. 쌓는 방향도 바꿔가며 쌓다보니 다양한 탑들이 세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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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구르트컵과 우유팩으로 에펠탑을 만든 후 사랑해라고 말하며 팔로 안아주고 있다(35개월 당시). 요구르트컵으로 탑을 쌓은 후 몇 층인가 세어보고 있다(36개월 당시). 요구르트컵을 벽에 기대어 다른 방법으로 쌓았다(39개월 당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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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상자
윤이와 연이가 가장 좋아한 재활용품이 상자였다. 큰 상자에 구멍만 뚫어주면 좋아라 했다. 위로 뚫렸을 때는 두더지처럼 나와서 춤을 추고, 옆을 뚫어주면 물건을 팔고, 외닫이 문을 만들어 주면 연이와 똑똑 두드리며 문 열고 들어가는 놀이를 했다. 또한 리듬막대로 마음껏 두드리며 노래를 할 때는 그 큰 소리에 노래가 파묻혀도 정말로 신나하는 모습에 시끄럽다는 소리를 꾹 참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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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촌들과 종이상자를 오려 만든 집의 작은 틈새로 사촌형과 종이자투리 주고받기를 하고 있다(23개월 당시). 상자 위를 창문처럼 뚫어주자 윤이가 나와서 춤을 추고 있다(25개월 당시). 리듬막대로 상자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다(연이 18개월 당시). 종이상자 옆면에 뚫어준 문으로 책 주고받기 놀이를 하고 있다(연이 16개월 당시).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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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
신문지로는 주로 마음껏 찢어서 위로 날리거나 뭉쳐서 공을 만들어 놀았다. 색종이자투리나 광고용 전단지 등은 가늘게 잘라서 눈 놀이를 하였다. 노래와 함께 위에서 뿌릴 때 중간에 손이나 발을 데어 떨어지는 촉감도 느끼게 해주면 아주 좋아했다. 특히 발에 떨어뜨려주거나 발위에 종이자투리를 수북하게 쌓아 감춰주면 더 신나했다. 그 외에도 작은 물건들을 숨겨 주면 하나하나 집중해 찾아 숫자도 세어보고, 클립을 숨겨 자석을 이용해 찾는 놀이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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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자투리를 위에서 날려주자 윤이가 기뻐하고 있다(16개월 당시). 종이자투리에 동물그림을 숨겨주자 한 마리씩 찾고 있다(17개월 당시). 종이 자투리에 책을 숨겨주자 어떤 책인지 찾아보고 있다(32개월 당시).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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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
앞에서 윤이와 연이가 놀이한 재활용품 말고도 장난감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재활용품은 너무나 많다. 윤이는 홍성 할머니 집에 가면 카세트테이프를 신기해해 잡아당겨 꺼내서는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어 놀았다. 상자에 들어있는 칸막이는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계란상자에는 작은 블록을 올려 2층 기차와 3층 기차를 만들었다. 또한 삼면으로 된 달력은 접는 방법만으로 돛단배를 생각해내어 사람모형을 태우고는 여행을 다녔다.
이처럼 재활용품들은 우리가 생각지도 못한 물건으로 변신한다. 기존의 완제품을 뛰어넘는 창의적 사고와 재미를 준다. 오늘부터 우리 집에 어떤 재활용품이 있는지 아이들의 놀이에 활용해 보고 모으는 재미도 함께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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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란 상자에 작은 블록을 올려 2층 기차와 3층 기차를 만들었다(35개월 당시). 종이상자 칸막이를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다(35개월 당시). 3면으로 된 달력을 접어서 돛단배를 만들었다(39개월 당시). 카세트테이프로 초콜릿 케이크를 만들었다(35개월 당시). (왼쪽 윗줄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유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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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를 돕고자 활동사진을 첨부하고 연령을 표기하였으나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지 않길 바랍니다. 아이들은 발달의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윤이와 연이의 놀이는 하나의 예일 뿐입니다.
*칼럼니스트 황유순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와 교육대학원에서 유아교육을 공부했다. 5년 동안 유치원 교사로 활동한 경력과 그동안 배운 지식을 총 동원하여 놀이를 통한 교육을 두 아이에게 실천하고 있다. 몸과 생각주머니가 무럭무럭 자라고 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행복해하며 살고 있는 엄마이다.
베이비뉴스
어른들 눈엔 아무것도 아닌것들도 아이들에겐 좋은 장난감이 되는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