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생명의 탄생이 그저 감격스러운 엄마 아빠와 달리 큰 아이에게 동생의 등장은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동생으로 인해 '내 세상'이었던 생활이 송두리 째 변하게 되었기 때문. 오직 나만 돌봐주던 엄마는 동생을 위해 뽀송뽀송한 솜이불이며 젖병, 옷가지를 새로 장만한다. 이런 낯선 풍경이 전부 동생을 위한 것임을 알았을 때, 큰 아이 외톨이가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어른에겐 소소하게 여기는 일상의 작은 변화가 첫째에게는 매우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
특히 동생이 태어나면서부터 육아를 감당하기 버거운 엄마는 큰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려는 계획을 세우기도 한다. 이 또한 큰 아이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아도 동생의 출현으로 엄마의 사랑을 빼앗긴 것만 같은데, 엄마가 자기를 어린이집으로 밀어낸다는 생각과 함께 불안감도 커진다. 어린이집이라는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것도 스트레스. 출산 무렵 이사를 계획하는 집들도 꽤 있는데, 이로 인해 다니던 어린이집이나 보조양육자가 바뀌게 되는 등 익숙했던 주변 환경에도 큰 변화가 생긴다. 어린 동생 돌보느라 덩달아 좋아하는 바깥나들이도 못하고 집에 콕 박혀 지내야 하는 경우까지 큰 아이에겐 평화로운 일상의 큰 변화다.
·연년생일 경우
큰 아이가 돌 즈음이라고 해도 둘 다 엄마 손길과 보호가 필요한 아기다. 형이나 언니, 누나, 오빠라는 호칭을 가급적 사용하지 않을 것. 큰아이와 작은아이의 이름을 각각 불러주는 것이 좋다. 연년생일 경우 동생을 보살필 때 큰 아이를 함께 보살피는 것이 정석이다. 동생이 잠을 잘 때 큰아이도 함께 재우고, 동생을 먹일 때 큰아이도 함께 먹이는 식이다. 동생에게 자신이 밀린다는 느낌을 최대한 줄여주는 게 포인트.
·두 살 터울
1년 반에서 2년 정도의 터울은 동생을 보살피려는 행동보다 괴롭히는 행동을 가장 많이 보인다. 평소 동생이 밉다 또는 싫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그럴 때마다 큰 아이를 곧바로 야단치는 것보다는 "동생이 밉구나" 라고 아이의 마음을 그대로 읽어 준 다음에 "동생이 미운 이유가 뭐야?"라고 물어보는 것이 좋다. 아이가 보는 앞에서 동생을 예뻐해 주는 행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큰아이와 둘 만의 시간을 만들어 보낼 것. 그러나 동생을 때리거나 괴롭히는 행동을 보일 때는 단호하게 안 된다고 제지한다. "형이니까 참아" "언니니까 양보해" 등의 말은 절대 금물.
·세 살 터울
이 경우에는 동생을 보살피기도 하고 괴롭히기도 하는 행동을 번갈아가면서 보인다. 큰 아이가 동생을 보살피는 행동을 더 잘하게 하려면 아이에게 우윳병을 가져오게 하거나 또는 기저귀를 버리게 하는 등의 심부름을 시키고 칭찬을 많이 해 준다. 자신이 동생을 보살피는데 참여했다는 점을 인식시켜 스스로 대견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
·네 살 터울
이상 터울이 많이 나면 동생을 보살피기도 하지만 귀찮게 여기거나 무관심하기도 하다. 때로는 부모의 흉내를 내면서 동생을 야단치기도 한다. 엄마가 동생을 돌보는 시간을 큰아이가 빼앗으려고 한다면, "준석이는 이제 엄마가 없어도 혼자서 놀고, 밥 먹고, 응가도 할 수 있잖아. 그래서 엄마는 준석이를 대단하다고 생각해"라고 말하며 아이를 설득시킨다. 또는 "동생이 잠들고 나면 엄마와 퍼즐 맞추기 놀이를 하자. 그 동안에 미리 연습을 좀 해" 등 욕구 충족을 나중으로 미뤄도 된다. 아이가 동생을 직접적으로 괴롭히거나 당장 놀아달라고 떼를 쓰면 훈육이 필요하다.
+ 시기별 돌보는 요령
·임신했을 때
임신을 했다는 사실을 알려서 엄마의 뱃속에서 동생이 점차 자라나고 있음을 인식시켜 준다. 배가 점차 불러오면서 동생의 존재를 기정사실화 시키는 것. 엄마의 배를 만져보게 하고, 뱃속의 동생에게 말도 건네 보게 하며, 태동도 느껴보게 하면서 출산 이전의 동생에 대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큰아이에게 지금 엄마 뱃속에 있는 동생처럼 너 역시 엄마 뱃속에서 자라났음을 알려줌으로써 자기 자신과 동생과 동질감을 심어줄 것.
·출산 직후
큰 아이가 동생을 처음 만날 때가 가장 중요하다. 대개 병원에서 엄마가 동생을 데리고서 집으로 오거나 또는 산후조리원으로 큰아이가 엄마를 방문하는 경우가 대부분. 큰 아이는 엄마가 동생을 품에 안고 나타나는 장면에 충격을 받을 것이다. 따라서 엄마는 아이 앞에서 동생에게 뽀뽀를 해 주거나 너무 귀여워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가능하면 첫 대면에서는 엄마가 아닌 아빠나 할머니가 동생을 안고 있는게 좋다. 그리고 "준석이의 동생이야. 앞으로 준석이를 닮아 가면 좋겠어."라는 말을 해 주면서 큰 아이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준다.
기획: 박솔잎 기자 | 사진: 추경미 | 도움말: 손석한(연세신경정신과클리닉원장), 한춘근(한국아동발달센터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