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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주니어]아기 늑대 세 마리와 못된 돼지 서평입니다

작성일 2012.12.28 09:57 | 조회 4,832 | 레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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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늑대 세 마리와 못된 돼지>

헬린 옥슨버리 글. 유진 트리비자스 글. 시공주니어.

 

이벤트에 당첨됐다는 쪽지를 받고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

5살 딸아이한테 책 선물이 올 거라 말했더니 날마다 “내 책은 왜 안 와?” 하고 묻기를

일주일 지나고 또 일주일이 지나기 직전, 책이 왔습니다!

 

 


표지에는 천진난만한 표정으로 앉아 있는 아기 늑대 세 마리가 있습니다.

부드럽고 다정한 느낌이 묻어나는 그림이네요.

이 안엔 무슨 이야기가 들어 있을까요?

 

책은 읽지는 않았어도 ‘아기 돼지 삼형제’ 이야기는 다들 알고 있을 거에요.

아기 돼지 삼형제가 짚으로 집을 짓자, 늑대가 나타나 후~ 하고 불어 날려 버리고,

벽돌로 집을 짓자... 또 늑대가 나타나고... 결말이 어떻게 되더라?

책으로 읽지 않아서 자세히 기억나진 않지만 암튼,

‘착한’ 아기 돼지들이 집을 짓기만 하면, ‘못된’ 늑대가 나타나 집을 부수었다는 이야기죠.

이걸 딱 뒤집어서 이 책에는 못된 ‘돼지’가 나옵니다.

 

옛날 옛날, 귀여운 아기 늑대 세 마리와 엄마 늑대가 살았는데요,

어느 날, 엄마 늑대가 아기 늑대들을 불러 “이제 너희들도 세상에 나갈 시간이 되었구나. 가서 너희들이 살 집을 지으렴.” 하고 말했답니다. 그러면서 “크고 못된 돼지를 조심해야 한다”고 주의를 줬지요.


 

 

길을 떠난 아기 늑대들은 벽돌을 싣고 가는 캥거루를 만났습니다.

“저희들에게 벽돌을 좀 나누어 주시겠어요?” 하자, 캥거루가 벽돌을 많이 주어서 벽돌집을 지었어요. 다음 날, 크고 못된 돼지가 나타나 문을 두드립니다.

아기 늑대들은 “안 돼, 안 돼. 절대로 문을 열어주지 않을 거야. 우리 집에서 차 마시는 건 꿈도 꾸지 마!” 하고 말하죠. 그러자 돼지가 쇠망치로 집을 무너뜨리고 아기 늑대들은 도망을 갔어요.

더 튼튼한 집을 짓겠다고 콘크리트를 만드는 비버에게 콘크리트를 얻어 집을 지었어요.

크고 못된 돼지가 또 찾아와 구멍 뚫는 기계로 집을 부수었지요.

그 다음엔 코뿔소에게 철사와 철근과 강철판을 얻어 훨씬 더 튼튼한 집을 지었지만,

크고 못된 돼지는 다이너마이트를 설치해 집을 ‘펑!’ 폭발시킵니다.

 

와~ 다이너마이트까지 등장하고, ‘아기 돼지 삼형제’ 보다 훨씬 더 강력하네요.

이제 아기 늑대들은 어떻게 해야 될까요?

 

아기 늑대들은 집 짓는 재료에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뭔가 다른 재료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꽃을 가득 싣고 가는 홍학을 보고, 꽃을 얻어 꽃으로 집을 지었어요.

크고 못된 돼지가 또 찾아왔지요. 그리고 집을 날려버리려고 숨을 깊이 들이마시다가 꽃향기를 맡았답니다. 향기로운 꽃향기를 잔뜩 마신 돼지는 마음이 부드러워져서 착한 돼지가 되었어요.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자, 아기 늑대들도 밖으로 나와 같이 놀다가 돼지를 집으로 초대해 차와 딸기를 주었다면서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그림도 좋고, 이야기도 재밌어서 딸아이가 무척 좋아합니다.

읽어주는 엄마도 책을 보는 내내 기분이 좋았습니다.

자,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요?

 

우선, 부드럽고 정감 있는 그림이 마음에 드는 책입니다. 부드러운 선과 잔잔한 색감으로 펼치지는 그림이 보는 내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그림이 무척이나 맘에 들어서 헬린 옥슨버리의 그림책은 다 찾아서 읽어보고 싶네요.

그리고 고전을 뒤집는 인물 설정과 결말이 재밌습니다. ‘아기 돼지 삼형제’에 나온 늑대가 ‘난 그렇게 나쁜 늑대가 아니야!’ 하고 들려주는 이야기 같습니다. 조금 큰 아이들과 함께 읽는다면, 아기 늑대들이 꽃을 싣고 가는 홍학을 만나기 전에, 이야기를 잠시 멈추고 결말을 예상해 보는 퀴즈를 내보는 것도 재밌겠죠? 아마 다양한 대답이 쏟아져 나올 것 같네요.

 


 

이야기를 읽으면서 여러 가지 생각들도 들었습니다.

내가 만약 아기 늑대 엄마라면, 내 아이가 어느 정도 컸을 때(아마도 20살쯤) 이제 세상에 나갈 때가 됐구나 하고 쿨~ 하게 세상에 내보낼 수 있을까, 그때 나는 어떤 말을 해줄까? 그런 생각도 잠시 해보았고요,

아기 늑대들이 누굴 만나든 “000을 좀 나눠 주시겠어요?” 하고 말했을 때 누구든 자신이 가진 걸 나눠주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세상에는 조심해야 할 크고 못된 돼지도 있지만, 좋은 동물들도 많다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아이들이 세상에 나갔을 때도 그렇겠지요. 내 아이에게, 세상에는 조심해야 할 나쁜 어른들도 있지만, 착하고 따뜻한 어른들도 많다고, 세상은 따뜻하고 좋은 곳이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크고 못된 돼지가 ‘착한’ 돼지가 되는 장면이 참 인상적입니다. 아이가 친구들을 사귈 때, 어떤 아이가 나쁘다고 하면, 그럴 때 아이와 함께 이렇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그 친구는 언제나 항상 못된 아이일까, 어쩌면 마음이 꽁꽁 얼어붙어서 그렇게 행동하는 건 아닐까? 크고 못된 돼지가 꽃향기를 맡고 착한 돼지가 됐듯이, 그 친구도 친구들 속에서 좋은 일을 함께 겪으면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착한 친구가 되지 않을까?” 하고 말이에요.

 

아이가 더 크면, 책을 읽으며 이런 얘기들도 함께 나눠볼 수 있겠지요. 두고 두고 보면서 내 아이와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책이네요. 그리고 그림책이 아이들만 읽는 게 아니라 어른들이 읽어도 재밌다는 걸 알게 해주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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