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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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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손에서 보이는 우리 엄마손..

작성일 2014.05.07 17:57 | 조회 898 | 반짝반짝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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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철없이 지내지만 지금보다 훨씬더 참 철이 없던 시절이 있었죠..
엄마는 엄마니깐 집안일 다해야되고
엄마는 엄마니깐 아파도 식사준비는 다하고
엄마는 엄마니깐 참고 사는게 당연하고
엄마는 엄마니깐 주름지고 손바닥 발바닥이 트는게 당연하고...
모든것이 엄마니까 당연하다고만 여겼습니다.

일하고 오신 엄마가 온몸이 아프다며 팔다리어깨 주물러달라하실때마다...귀찮다고 딱열번만 주무르고..
아프다고 대신 밥좀 하라하실때마다 무슨 엄마가 딸한테 시키냐고 궁시렁대고...

우리엄만 참많이도 고생하셨죠..
예전에 아버지가 사우디로 돈벌러 몇년가신동안 공장다니면서 세남매를 혼자서 키우시고...
초등학생에 장녀였던 전 동생둘이랑 늦게까지 놀고..
그때 라면먹겠다고 물끓이다 뜨거운 국물을 발에 쏟아서 데이고...
밤새 내발 얼음찜질 해주시던 엄마모습이 어렴풋이 기억에남아요..

아버지가 툭하면 때리고 난리쳐도..그지긋지긋한 부부의 연을 못끊는 엄마가 참으로 바보스러웠습니다...

내나이 이제 41살..
울 엄마가 날 21살에 낳았다고 하셨으니...
엄마가 41살일때 난 20살...
그때도 모든게 당연하다 여겼습니다..

지금 이제 15개월된 딸아이 키우는데..
자꾸만 엄마가 보고싶네요..

갑자기 보이는 내손과 발의 주름들...
예전에 엄마가 나도 이제 늙었다며 보여주셨던 손과 발의 모습이더군요...

지금 내가 아파도 피곤해도..내 딸 칭얼댈때
한밤중이라도 벌떡 일어나는 모습에...
울신랑이 엄만 원래 그런거야...하는데...
불현듯 내가 가졌던 못된 생각들이 떠오르더군요..

우리 엄마가 제가 30살이 되었을때 하신 말씀이 있어요...

인생은 나이들수록 빠른거 같다..
10대땐 10키로로 가고 20대땐 20키로로 가고 30대땐 30키로...그렇게 나이들수록 세월이 빨리 가는것 같다...

사십대가 되고 보니...그 말씀이 맞는것같아요..지난 삼십대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게 휙~ 간것같아요..

좀더...잘해드리지 못하고...매일같이 투덜댔던게..참 많이 후회되고...보고싶네요..
요즘들어서 더욱더 엄마가 보고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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