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2013.07.24 17:24 | 조회 1,856 | 꽃둥
52010년 첫째를 출산한 나는 무엇보다도 건강에 자신이 있었다... 물론 2009년 첫 아이를 5개월째 유산하고 더 아이에 대한 애착이 강해진 건 사실이지만, 보통의 산모들이 그렇게 바라듯이 자연분만과 모유수유를 간절히 원했다.
자연분만을 원했지만 응급수술을 하게 되다..
워킹맘이었지만, 틈틈히 시간을 쪼개 첫 아이를 위해 임산부 교실과 태교 음악회를 다니면서 자연분만과 육아 정보에 대해 열심히 공부했었습니다. 모유수유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며 미리 준비하고, 만삭이 됐을 때부터는 라마즈 호흡법을 혼자 연습하며 우리 백호와 자연분만을 통해 만나기를 간절히 바랬습니다.
그러나 마지막 산전 진료날..
갑자기 양수가 없어졌으니 유도분만을 하자고 했습니다. 너무나 불안했지만, 아이가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얘기에 주저없이 바로 유도분만 날짜를 잡았고, 유도분만 시도 중에 결국 아이가 견디지 못해 더 이상 자연분만을 유도할 수 없으니 응급수술을 들어가야한다고 얘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얼마나 울었을까? 시어머님 친정엄마 모두 아이를 위해 이럴 시간이 없으니 바로 수술하자고 하셨고, 수술하는 게 지금은 아이를 위한 올바른 선택이라고 저를 설득했습니다. 수술실로 들어가면서 정말 불안했습니다. 주치의 선생님께 아이가 태어났을 때 제가 보지 못하더라도, 모유수유를 꼭 하고 싶으니 아이를 품속에 한번 안겨주고 젖을 한번 빨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제가 전신마취하기 때문에 그런 상황을 알수가 없으니 말이죠...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고 저는 모자동실로 올라왔습니다. 회복실에 있다가 올라왔으니 우리 백호가 태어나고 아마도 3시간은 흐른 것 같습니다. "자연분만을 했다면 태어나자마자 젖부터 물렸을텐데 그래야 모유수유를 성공할 확률이 높다고 하는데" 정신없는 상황에서도 머리 속엔 오직 그 생각 뿐이었지요.. 간호사를 불러달라고 하고 모유수유를 시도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 같은 산모는 처음이라는 반응이에요.. 당연히 그랬겠죠? 하지만 워낙 모자동실 수간호사 선생님께서는 제가 라마즈 호흡법 연습하면서 자연분만을 간절히 원했고, 또 모유수유를 간절히 원하는 걸 알기에 말없이 시도해보자고 하셨습니다.
수술 후 첫날! 젖물리기 시도하다
엄마랑의 첫 대면..! 정말 떨렸어요.. 우리 아이가 어떤 얼굴이고 어떤 모습일까 너무 궁금했습니다. 아이를 처음 보는 순간이었죠.. 비몽사몽 아직 마취가 덜 깨서 우리 백호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목소리도 안 나오고 정신이 없는데 우리 아가가 모자동실로 들어왔습니다. 아웅~~ 우리 백호구나.. 너무 기뻤습니다. 바로 젖부터 물리는 간호사.. 근데 젖을 잘 물고 있는지 아닌지 느낌이 없었습니다. 수간호사 선생님은 가슴을 조금 짜서 젖이 흘러나오게 하려는 것 같았지만, 아직 젖이 돈다는 느낌도 없었고 빠는 느낌도 없이 그냥 아이는 제 젖가슴에 얼굴을 부비더니 그렇게 침대에 다시 눕혀졌습니다. 그리고는 저도 정신을 잃은 것 같습니다. 아마도 진통제 때문이었겠지요? 그래도 첫 만남과 첫 수유는 수월히 진행된 것 같습니다.
엄마젖 못 빠는 아기! 유축해서 모유 먹이기 시작하다
다시 정신을 차린 건 몇 시간이 지나서 였던 것 같아요.. 젖을 아직은 잘 빨지 못하는 것 같은데 배가 안 고픈지 젖 달라고 깨서 울지는 않고 잠만 계속 자는 것 같습니다. 첫날은 정말 10cc만 먹어도 된다는 말이 맞나봅니다. 엄마 뱃속에 있을 때 영양분이 아직 남아있는 것인지 배가 고프지 않나 봅니다. 다시 몇 시간이 지나고 아기 젖을 다시 물리기 시도했습니다. 아기에게 젖을 물리니깐 이젠 정말 엄마가 된 것 같아서 너무 행복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모유수유를 시작했지만, 아이가 자꾸 빨지 못하고 미끄러지고 보채고 물려지지 않았습니다. 수간호사 선생님이 우리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시더니 백호가 설소대가 짧아 젖 빨기 힘들어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손가락을 넣어 보면 빠는 힘은 있는데 아마도 설소대가 짧아 젖을 물기가 힘든 것 같았습니다. 너무 안쓰럽게 2일이 지나고, 여전히 연습을 해도 그 상태. 결국 아이는 황달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고, 결국 분유를 조금 먹였습니다. 하지만 저는 모유수유를 시도하고 싶었고, 결국 매일매일 유축해서 아이에게 먹이기 시작했고, 혹시 젖병을 빨면 나중에 유두혼돈이 올까봐 숟가락 젖병으로 수유했습니다.
설소대가 짧은 아이 모유 수유가 어렵다
설소대가 짧게 태어나는 아이는 생각보다 많았습니다. 여기 저기서 알아보니 바로 수술해주자는 의사와 나중에 3~5세 때 발음이 부정확하거나 문제가 될 때 수술을 해주는 의견으로 정확히 결정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유수유에 강한 의지를 보인 엄마기에 태어난지 1주일 밖에 안된 아이를 데리고 단설소대 수술을 하러 병원을 방문했습니다.. 진료 보자마자 소아과 의사 선생님은 수술을 해줘야한다고 했고, 다행히 수술은 가위같은 도구로 똑 끊어주는 시술이었고, 우리 백호는 울지도 않았습니다. 엄마는 너무 긴장했었지만, 잘 견뎌진 아이에게 너무 감사했습니다.
유두 모양에 따라 아기가 물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유두보호기를 사용할 수 있어요!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지만, 여전히 젖 물리기 서투른 엄마는 혼자서 도저히 할 수가 없었습니다. 수간호사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는 조리원을 소개받아 저녁에 바로 들어갔습니다. 아이가 젖을 빨고 싶어하는데 아이에게 젖을 물려봐도 계속 미끄러지는 바람에 젖을 물릴 수도 없었고, 아이는 너무 울어서 기절하기 직전인 상태이고 정말 너무 무서웠습니다. 10월 한겨울에 내복도 없이 입실해서 도착하자마자 제가 한 말은 아이를 돌봐주시는 선생님께 우리 아기 젖 물리게 도와주세요.. 였습니다. 거기 산모들도 제가 측은했는지 수면양말도 없이 맨발로 들어간 저에게 양말을 신켜주고, 모유 수유 자세와 아이가 잘 물 수 있도록 도와줬습니다. 근데도 우리 아이는 젖을 물지 못했어요.. 그 때 알게 된 유두보호기.. 다행히 유두보호기를 하고 젖을 물리니깐 너무 잘 빠는 거에요.. 쪽쪽 소리를 내며 1시간을 물고 있는 아이를 보면서 겨우 긴장이 풀렸습니다. 그리고는 너무 좋아서 2시간마다 깨서 아이에게 젖을 물렸고, 유축한 번 없이 젖량도 늘고 아이 몸무게도 늘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주일을 조리원에 있다가 집에 와서는 혼자서 젖도 잘 물리고, 그렇게 출산 휴가 3개월이 지나갔습니다.
워킹맘도 유축하고 퇴근후 직수하면 계속 완모할 수 있습니다.
워킹맘은 수유를 꼭 중단해야할까요? 고민을 한참 했지만, 더 먹이고 싶은 마음에 출근 1달 전부터 유축기로 양쪽 유축하는 연습을 시작하고, 출근 때 먹일 모유를 조금씩 얼려두기 시작했습니다. 생각보다 처음 유축은 쉽지 않았습니다. 아이를 배불리 젖물려 먹이고, 남은 젖을 조금 짜기 시작하니 처음엔 30ml정도 나왔습니다. 그래도 계속 그렇게 30ml씩 모아 한번 먹을 양을 만들어 냉동 보관시키고, 직장에 출근해서는 출근하자마자 1번, 점심시간 1번, 퇴근전 1번 유축해서 그 모유는 다음날 출근 때 먹일 수 있도록 했습니다. 퇴근해서는 바로 직수했고, 새벽에도 밤중 수유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수유를 중단하는 건 아이와 엄마의 준비가 필요합니다.
정말 모유 수유 때문에 그런지 우리 아이 열이 나서 응급실 간 적도 한번도 없고, 흔한 감기 콧물도 며칠 흐르면 바로 좋아지고, 정말 튼튼하게 컸습니다. 아이가 이가 나면서 유두를 깨물어서 피가 나고 벗겨져서 직수가 힘든 날도 있었지만, 연고 바르고 통풍 잘 시키면서 계속 물렸습니다. 그렇게 13개월이 되면서 젖량도 아이가 먹는 량만큼 조절되기 시작해서 가슴도 많이 작아지고, 젖량도 많지 않았습니다. 이유식을 3끼 너무 잘 먹었으니깐요.. 둘째 출산 계획을 가지고 있던 저희 부부는 수유를 끊어보자고 결심을 하고 아이와의 시간을 언제 좋을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밤 아빠가 먹는 흰 우유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고, 빨대컵에 따뜻하게 데운 우유를 1잔 줬더니 너무 잘 마셨습니다. 그렇게 그날부터 밤에 수유하지 않고 기분 좋게 놀아주다가 잠을 재웠습니다. 신기하게 젖을 찾지 않았고, 3시간에 한번씩 일어나 젖을 먹던 아이가 아침이 될 때까지 한번도 깨지 않고 푹 잤습니다. 그 다음날에도 역시 이유식 3끼와 과일 간식을 잘 먹었고 퇴근해서도 모유 대신 우유를 줬습니다. 그렇게 1주일.. 신기하게도 젖을 끊게 됐고, 저 역시 젖몸살없이 자연스럽게 젖이 나오지 않으면서 젖몸살 없이 끊을 수 있었습니다.
둘째 아이는 첫째 수유 패턴과 다르다
그렇게 단유 후 둘째를 임신했어요.. 둘째도 역시나 완모로 키웠습니다. 다행히 둘째는 설소대 문제는 없었습니다. 그렇지만 한쪽 오른쪽 젖이 너무 많이 나와서 꼭 왼쪽 젖만 빨려고 하더군요.. 머리의 방향도 한쪽만 원하고, 다른 쪽으로 수유 자세를 바꾸면 안먹고 울었습니다. 아이마다 원하는 수유 패턴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젖량이 많은 쪽은 항상 유축해서 출근 때 먹일 모유를 미리 비축했고, 한쪽만 먹였어요.. 그렇게 젖이 많았던 오른쪽 젖은 유축만 하고 아이가 빨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양이 조금 줄었고, 아이가 빨던 왼쪽 젖은 양이 조금 늘어서 양쪽 젖이 비슷해졌습니다. 출근해서 유축을 해보니 양 쪽 젖량이 비슷해졌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같은 배속에서 나와 같은 엄마 젖을 먹여도 아이의 기질에 따라 아이가 원하는 패턴은 다른 것 같습니다. 아이가 원하는 패턴에 따라 수유 자세 조절해줘야할 것 같아요.. 둘째는 꼭 트름을 시켜주지 않으면 토하곤 했거든요.. 분유 수유아는 트름이 필수지만, 모유수유아는 잘 안아주고 눕히면 꼭 트름하지 않아도 된다고 알고 있었고, 첫째는 그랬지만 둘째는 그렇지 않더라구요.
지금은 둘째 아이 여전히 모유 수유중입니다. 직장 복귀해서도 여전히 유축하고 퇴근해서는 직수를 하고 있지요.. 엄마 젖만큼 아이에게 좋은 선물은 없는 것 같습니다. 제가 두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노력한 만큼 두 아이 모두 엄마 젖을 먹일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