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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을 준비하는 엄마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가슴" 이야기.

작성일 2013.05.27 16:03 | 조회 2,059 | 동인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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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드라가 힘주어 주창하던 "자연분만, 모유수유"는 그저 여자로서 "그 까짓것 하지 뭐" 정도의 선택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자연분만"은 드라마, 영화등에서 진통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실제 진통을 겪다보면 "수술해주세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부득이한 사태가 아니고서야 엄마의 의지로 똥꼬에 힘주어 아가를 만나는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모유수유"는 그 누구도 그 고통에 대해 말해주는 이가 없었다. 이 안에 너 있다 하는 10개월 동안도 자연분만의 고통만 참으면 사랑스런 아가를 만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버틸 수 있다. 모유수유의 고통? 그런 복병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다.

 

여자의 가슴은 여성성의 상징이다. 가슴의 크기로 여자다 아니다 구분당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옷맵시와 몸매의 불황을 느낀적이 있다면 아름다운 가슴은 여성의 큰 욕구가 되기도 한다. 그저 그런 美의 상징인줄만 알았던 가슴의 정의가 출산과 함께 바뀌었다. 가슴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 아기가 울다가도 내 젖을 빨면 짓게 되는 그 평화로운 표정, 그것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모유는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 선물이 중요한만큼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출산의 고통만 겪으면 그저 우리 아기에게 그 선물을 줄 수 있을 것 같은가? 절대 아니다.

 

2-3시간마다 젖을 찾는 아기와 사투를 벌이면서 밤낮없이 몇달을 살더라도 그 선물을 쉽게 얻을 수만 있다면 엄마들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엄마들이 모유 수유의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난관을 결국 극복하지 못해 눈물을 머금고 모유수유를 포기하는 경우도 잇다.

 

아기가 젖을 찾는 시간에 맞추어 가슴은 젖으로 가득 차 단단하게 뭉쳐 아프고 유두는 찌릿찌릿 전기가 통하는 것 같다.

아기가 잘 빨아 먹으면 어느 정도 풀리기는 하지만 부푼 유두와 유륜은 아기가 물면 꽤 심한 고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아기가 깊게 물지 못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아기가 빨고 남은 젖을 짜내지 않으면 그것이 고여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유선염을 일으켜 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보통 젖몸살이라고 해서 많은 엄마들이 겪게 된다.

 

또 엄마의 유방이 곰팡이 균에 감염되어 젖을 먹인 뒤에 유두가 찌르거나 타는 듯이 아프고 유두에서 등, 어깨쪽으로 뻗치는 것 같은 통증을 동반하는 이스트 감염으로 고통 받기도 한다. 이는 엄마가 항진균제 연고를 발라 치료하기도 하지만 아기도 같이 치료받아야 하는 아픔이 있다.

 

 

위와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도 잘못된 수유자세 또는 편평유두로 인해 유두가 찟기고 갈라져 피가 나고 딱지가 앉아 울면서 수유를 하는 엄마들도 있다.

 

하루에 7-8번 많으면 12번까지 젖을 찾는 사랑스런 아기...그러나 이쯤되면 아기가 젖을 찾으면 공포스럽기까지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엄마들이 이렇게 힘들게 젖을 먹이는지...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엄마를 예전에 보앗다면 비판했을지 모르나 지금이라면 측은한 마음부터 들 것 같다. 오죽 힘들었으면 포기했을까...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은 또 어떻고...

 

내 가슴은 여성성의 상징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작았다. 그래서 컴플렉스이기도 했지만 지금 내 가슴은 엄마로서의 행복감을 느끼게 해준다. 예전에는 상상치도 못했을 중력의 영향을 받아 수유를 마치고 거울을 보며 한숨을 쉴지언정 지금은 내 가슴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딱딱해진 가슴을 부비고 유두의 아픔을 참아가며 아가에게 젖을 물릴 때는 내가 이 아이의 엄마구나 하는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제비새끼마냥 흥분해서 엄마 젖을 물고 빨려고 애쓰는 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아파도 참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모유수유라는 복병을 만나 당황하고 나니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출산을 겪지 않은 여성이라면 한번 심호흡을 하며 엄마되기가 쉽지 않구나라는 것을 느끼고 남자라면 모유수유에 대해 쉽게 말을 내뱉지 말 것이며 여자의 가슴을 보며 침 흘리기 전에 그것이 얼마나 신성한 것인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램이 든다.

 

찌릿찌릿한 것이 젖 줄 시간이 되었나보다.

인체의 신비...바로 지금 내가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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