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한 지구대 경찰관이 수업 중이던 기소중지자의 초등학생 아들을 교실 밖으로 불러내 조사를 벌인 사실이 확인돼 파문이 일고 있다.
사건이 일어난 시점은 기소중지자 특별단속기간이었는데, 해당 학생은 다음 날부터 학교에 등교하지 못하고 한 달째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이 학생의 보호자는 국가인권위에 진정을 했고, 해당 경찰관은 한 달 만에 소속 경찰서로부터 경고를 받았다.
"이야기 안 하면 혼난다"
충격에 장기 입원 치료
"스트레스성 장애로 불안"
경찰, 담당자 경고 조치
학생 못 지킨 학교도…
부산 영도경찰서 한 지구대 H(45) 경위는 지난달 3일 오후 1시 20분께 부산 영도구의 한 초등학교를 방문해 이 학교 4학년 김 모(9) 군을 찾았다. 수배 중이던 김 군의 어머니 박 모(34) 씨 행방을 묻기 위해서다.
경찰에 따르면 박 씨는 벌금 600만 원을 내지 않아 기소중지돼 수배가 내려진 상태였다. H 경위가 학교를 찾아간 때는 기소중지자 특별단속기간(5월 1일~7월 31일)이었다.
H 경위의 요청을 받은 교감은 마지막 5교시 수업 중이던 김 군을 교실 밖으로 불러냈다. 김 군은 5분 정도 조사를 받고 교실로 돌아갔다.
하지만 김 군은 수업 중 경찰 조사를 받았다는 사실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김 군은 다음 날인 지난달 4일부터 학교에 가지 못한 채 병원치료를 받고 있다.
박 씨는 "경찰이 '사실대로 이야기 안 하면 혼난다' '엄마가 어디 있느냐' '전화번호가 몇 번이냐'고 다그쳤다고 아이한테 들었다"며 "그날 아이는 하굣길에 바지에 대변을 볼 정도로 충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김 군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는 동아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담당 의사는 "스트레스성 장애로 향후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하다"며 "현재 불안증세를 보여 면담과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 씨는 한 달간 입원비가 300만 원에 달하면서 7일 김 군을 퇴원시킨 뒤 집에서 치료를 하기로 했다. 학교에는 휴학계를 낼 예정이다.
박 씨는 사건 발생 사흘 만인 지난달 6일 영도경찰서 청문감사관실에 민원을 제기하고, 같은 날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서를 냈다.
박 씨는 지난 5일 영도경찰서 청문감사관실로부터 H 경위를 한 달간 두 차례 불러 조사한 끝에 '경고' 조치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수업 중인 학생을 교감을 시켜 불러내 수업 권리를 침해한 점, 타 기관을 찾아 방문 목적과 소속을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는 이유다.
박 씨는 나아가 H 경위를 고소·고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영도경찰서 전세진 부청문감사관은 "청문감사관실은 경찰의 행정 과실에 대한 책임을 조사할 뿐이다"며 "나중에 추가 수사가 이뤄지면 재조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H 경위는 "엄마와 같이 사느냐, 연락처가 있느냐고 물었을 뿐 아이를 겁주지 않았다"고 밝혔다.
학교 측이 수업 중인 학생을 경찰에 맡겨 수업권을 제대로 지켜주지 않았고, 학생에 대한 사후 조치도 부실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이 초등학교 관계자는 "경찰관이 정복을 입고 와서 얘기를 하기에 협조를 했다"며 "김 군은 전부터 천식을 앓았는데 정신적 충격을 받았는지는 잘 몰랐다"고 밝혔다.
김현아 기자 srdfish@busan.com
링크: http://news.naver.com/main/ranking/read.nhn?mid=etc&sid1=111&date=20130607&rankingSectionId=102&rankingType=popular_day&rankingSeq=1&oid=082&aid=0000394130
아이의 엄마가 잘못해서 물어보는 건 맞지만 다짜고짜 학교 찾아와서 애 불러내고 그러는 건 좀 심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