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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유기]인연맘이 가슴으로 전하는 모유수유 이야기

작성일 2013.07.13 12:27 | 조회 2,688 | 동인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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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스러운 것이 아니라 노력의 결실이다.

뽀얀 젖가슴을 살짝 드러내고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아낙의 모습, 영화나 그림에서 보아온 그들의 모습은 그저 평화롭고 아름답게만 보였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예전 개그우먼 김현숙씨가 만든 캐릭터, 출산드라가 힘주어 주창하던 "자연분만, 모유수유"는 그저 여자라면 당연히 할 수 있는 그런 문제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연분만"은 드라마, 영화 등에서 진통의 아픔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실제 진통을 겪다보면 "수술해주세요"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부득이한 사태가 아니고서야 엄마의 의지로 똥꼬에 힘주어 아가를 만나는 감동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모유수유"는 누구도 그 고통에 대해 말해주는 이가 없었다. 이 안에 너 있다 하는 10개월 동안도 자연분만의 고통만 참으면 사랑스런 아가를 만날 수 있다는 믿음으로 버틸 수 있다. 모유수유의 고통? 그런 복병이 있을 줄은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었다.

여자의 가슴은 여성성의 상징이다. 가슴의 크기로 여자다 아니다 구분당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옷맵시와 몸매의 불황을 느낀 적이 있다면 아름다운 가슴은 여성의 큰 욕구가 되기도 한다. 그런 여성美의 상징인줄만 알았던 가슴의 정의가 출산과 함께 바뀌었다. 가슴의 진정한 아름다움은 내 아기가 울다가도 내 젖을 빨면 짓게 되는 그 평화로운 표정, 그것을 볼 때 느낄 수 있는 것이다. 모유는 아기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한다. 그렇지만 그 선물이 중요한 만큼 쉽게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2-3시간마다 젖을 찾는 아기와 사투를 벌이면서 밤낮 없는 몇 달을 살더라도 그 선물을 쉽게 얻을 수만 있다면 엄마들은 조금 더 행복할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엄마들이 모유 수유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고 그 난관을 결국 극복하지 못해 눈물을 머금고 모유수유를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

아기가 젖을 찾는 시간에 맞추어 가슴은 젖으로 가득 차 단단하게 뭉쳐 아프고 유두는 찌릿찌릿 전기가 통하는 것 같다. 아기가 잘 빨아 먹으면 어느 정도 풀리기는 하지만 부푼 유두와 유륜은 아기가 물면 꽤 심한 고통을 동반하기도 한다. 깊게 물지 못했을 때도 마찬가지이다. 빨고 남은 젖을 짜내지 않으면 그것이 고여 박테리아에 감염되어 유선염이나 이스트감염 등 또 다른 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와 같은 특수한 경우가 아니라도 잘못된 수유자세 또는 편평유두로 인해 유두가 찟기고 갈라져 피가 나고 딱지가 앉아 울면서 수유를 하는 엄마들도 있다. 하루에 7-8번 많으면 12번까지 젖을 찾는 아기...그러나 이쯤 되면 수유 자체가 공포스럽기까지 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엄마들이 이렇게 힘들게 젖을 먹이는지...그래서 지금의 나는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엄마를 비판할 수 없다. 오죽 힘들었으면 포기했을까...아기에게 미안한 마음은 또 어떻고...하는 측은지심이 들 뿐이다.

내 가슴은 여성성의 상징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작았다. 그래서 컴플렉스이기도 했지만 두 아이를 모유로 키워낸 지금은 엄마로서의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예전에는 상상치도 못했을 중력의 영향을 받아 수유를 마치고 거울을 보며 한숨을 쉴지언정 지금은 내 가슴이 너무 고맙고 자랑스럽다. 딱딱해진 가슴을 부비고 유두의 아픔을 참아가며 아가에게 젖을 물릴 때는 내가 이 아이의 엄마구나 하는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제비새끼마냥 흥분해서 엄마 젖을 물고 빨려고 애쓰는 녀석을 보고 있노라면 아무리 아파도 참아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 것이다.




태어나자마자 젖 물리기, 젖이 안 나와도 무조건 물리기

젖을 꼭 먹이고 싶다면 인내심을 가지라고 말해주고 싶다. 두 아이를 키웠던 경험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
첫 아이가 태어난 것은 10월 24일, 르봐이예 분만이었기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젖을 물렸고 병원에 있는 동안 하루에 2번, 30분씩 꼭 빨게 했었다. 물론 신생아실에 있는 동안은 젖병으로 분유를 먹게 된다. 별 반응 없던 가슴이 10월 28일쯤 땡땡해지면서 무척 아파왔고 그와 함께 젖이 돌기 시작해 30일부터는 분유를 먹이지 않았다. 그리고 곧 한쪽 젖을 먹일 때 반대쪽 젖이 흐르기까지 했다. 초기에는 1-2시간 간격으로 10번 가까이 젖을 물렸으니 잠 잘 생각일랑 살포시 접는 게 낫다는 것!
3년 뒤에 태어난 둘째, 아마 더 수월했을 거라고? 당연히 그렇다. 격한 진통 후 병원 도착 5분 만에 아기를 낳았다. 그런데 젖은 만만치 않았다. 아마도, 병원에서 젖을 물리지 않은 것이 원인이지 않을까? 우리 몸은 아기를 낳으면 자연스럽게 젖이 나온다는데 다 그렇지는 않은 모양이다. 아기가 태어나서 몇 일간 젖을 안 무니까 잊어버렸는지 젖이 빨리 돌지 않았다. 덕분에 완전 모유 수유를 하는데 한 달이 걸렸다. 작은 개인병원에서 아기를 낳게 된다면 아마 나같은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럴 경우 그런가보다 하며 가만히 있지 말고 강력하게 수유를 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도록!




젖 떼기, 또 다른 고통의 시간 ? 아이에게도 준비할 시간을!

배고프다고 울면 젖을 물려주고, 잘 때도 물고 자면 그렇게 편안하고...아이가 사랑해 마지 않는 쭈쭈! 아이에게 엄마는 단지 쭈쭈 달린 사람이라는데 쭈쭈는 시작도 끝도 아프다. 시작은 처음 느껴보는 찌릿찌릿함으로, 잘 나오지 않는다는 불안감으로 그렇게 만났다면 끝은 또 다른 고통으로 다가왔다.

첫째의 돌을 한 달 앞둔 어느 날, 내가 쓰러졌다. 열이 39.4도까지 올랐다. 어지럽고 온몸이 쑤셔 그저 몸살인줄만 알았다가 아이의 체온계를 빌려 재어보니 그랬다. 이상하게 오른쪽 가슴도 뭉친 듯 아프다. 병원에 가보니 젖이 곪았다고 한다. 유선염이었나보다. 그동안 유통기한 지난 우유를 먹인거나 다름없다나? 몸살약에 링겔에..항생제까지 먹었다. 의사는 왼쪽 젖만 먹여도 된다고 했지만 항생제를 먹는 판국에 어떻게 먹이냐며 단유를 결심했다.

결단은 쉬웠다. 일단 가슴은 압박붕대로 단단히 동여매고 아이를 외할머니한테 맡긴 채 잠도 따로 잤다. 그날 밤, 너무나 서럽게 울어서 외할아버지까지 울린 아이, 골백번 더 다시 먹이고 싶었지만 독하게 참아냈다. 다음날, 아이의 원망 섞인 눈빛에, 슬프고 터질 듯 부푼 가슴 때문에 너무 힘들었다. 이건 말로 표현할 수도 없는 고통! 쑤시고 찌릿거리고 욱신거리고 우리한.... 응당 아이에게 먹일 줄 알고 만들어진 젖, 안에서 고여 있다 보니 몸이 견디지 못할 정도였다. 결국 다시 완전히 다 비워내고 다시 동여매었다. 그 때 나의 상태는 부르튼 입술, 혓바늘, 헐어비린 잇몸, 답답한 가슴때문에 입맛도 상실! 그렇게 젖이 마를 때까지 한참을 가슴을 동여매고 살며 엿질금 내린 물이며 식혜 등을 마셨댔다.

지금 생각하면 왜 그리 모질게 뗐을까 후회가 된다. 준비가 안 된 아이에게 참 못할 짓이었다 싶다. 병원에서 하는 말을 듣고 여유를 가지고 아이에게 준비할 시간을 줄 걸...그에 비해 둘째는 여건이 돼서 2년을 먹였다. 그랬더니 아이가 조금씩 젖을 먹는 횟수를 줄임과 동시에 젖도 알아서 양을 조정하고 있었다. 그리고 어느 순간 젖이 자연스럽게 말라버렸다.




내 이름은 엄마! 그 이름에 걸맞는 성장을 두 아이와 함께^^

지금 내 몸은 두 아이를 키워낸 흔적으로 가득하다. 복부와 하체에 더 살이 쪘고 구석구석 군살이 잔뜩 있다. 게다가 가슴은 다시 작아진데다 크고 까만 유두만 두 아이의 모유 수유 역사를 증명해주고 있다. 두 아이 젖을 먹일 때, 길게는 12시간을 자지 않고 젖을 먹여본 적이 있다. 자는 듯 하다 징징거리면 젖 물고, 자는 듯 해서 눕히면 또 징징거려서 젖을 물리고...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그런데 지금은 다시 그 때가 그립다. 내 품에 기어 들어와서 한 입 가득 젖을 베어 물고 쪽쪽거리며 한 손으론 다른 젖을 만지작거리고 그 똘망거리는 눈으로는 내 눈을 바라보고 있는 아이의 모습, 그 감동스럽고 평화로운 모습이 너무 그립다.
아이들은 유아기에 평생 할 효도를 다 한다는 말, 맞는지도 모르겠다. 아이의 존재는 그야말로 자체발광이니까. 어느 만화에서 본 것처럼 무채색이던 생활에 색깔을 입혀주는 아이들,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어른의 눈으로 기대하고 화내는 나를 자주 본다. 아직 좋은 엄마가 되기에는 멀었나 보다.

두 아이를 낳고 모유수유라는 복병을 만나 당황하고 나니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출산을 겪지 않은 여성이라면 한번 심호흡을 하며 ‘엄마 되기가 쉽지 않구나.’ 라는 것을 느끼고 남자라면 모유수유에 대해 쉽게 말을 내뱉지 말 것이며 여자의 가슴을 보며 침 흘리기 전에 그것이 얼마나 신성한 것인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너무 큰 바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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