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작성일 2006.07.14 00:34 | 조회 3,789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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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어머니의 작은 섬에 비가 내립니다.

떨어져 나와 여러차례 비를 뿌렸지만 오늘처럼 전화기를 붙잡고 하소연은

처음 했네요.

 

그나마도 걱정하실까봐

그랬죠?

엄마 그냥 하는 소리야. 원래 다들 그러잖아.

 

황서방 집나갔어요. 또요.

싸우면 항상 그래요. 이번에는 그냥 짐 싸서 내보내려고요.

자기는 결혼이 안어울리는 사람이래요.

 

저보다 게임이 더 좋다네요.

여자가 여자답지 못하대요.

여자답게 살았으면 그나마 있던 전셋집은 붙어있었겠어요?

그나마 조금이라도 덜 긴장하고 살았으면 준희 태어난 병원비라도

우리가 낼수 있었겠어요?

 

저 사랑니 치료 돈없어 못받을때도 유료게임 하던 사람이

지금도 게임중독은 아니래요.

 

어머니 이런 사정 아시면 가슴을 치시고 저를 붙들고 그러게...그러게...하시겠죠

 

남자라고 위해달래요.

여자를 여자로 대해주지 않으면서 남자로서 대해 달래요.

프로포즈 한번 못받고 실반지 하나 기분 좋게 못받고

생일날 기분좋게 장미꽃 한번 못받고 그렇게 살았는데...

 

어머니.

아버지도 참 아이 같다 생각했었는데

남자들이 다 그런줄 알았으면 좀 더 천천히 생각해 볼걸 그랬어요.

 

그래도 저도 아들을 낳았자나요.

내 목숨같은 아들을 낳았자나요.

이사람은 누굴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래도

우리 아들은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으로 기를래요.

 

마음껏 사랑하고 사랑하다 아프면 울고 사랑하다 변하면 아프라고...

그렇게 말할래요.

 

사랑할 줄 모르는 사람이 얼마나 무서운지 아니까요

 

동네 아이들에게 라면을 사주대요...

뒤에와서 흉보지만 앞에서는 웃지요.

집에 잡상인이 왔어요.

너무나 당당하게 노인이 만든거니 사라면서 휴지를 내미는데

제가 들어서 내보낼때까지... 황서방 아무말도 안하대요...

아마 저혼자였다면 욕이라도 했을 노인네처럼 생겼든데

제가 내보내니 싫은 기색이 역력해요.

아주 정정하고 옷도 잘 차려입고 어디 건물 주인쯤 되게 생겼어요.

 

황서방은 아무말도 않테요...

아주 예전에 집에 금가서 어머니가 옆집 공사터에 망치들고 가셨던게 기억나요.

작은어머니가....악바리처럼 구셔도 더....작고 외롭고 ...

초라해보이셨어요.

어린 제게도 그러셨어요.

 

아버지도 어머니를 참 외롭게 했는데 그 생각이 나더라구요.

 

많은 것을 사랑해서 제대로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착각했는데

많은 것 중에 진짜 사랑하는 것은 없더라구요.

 

누구도 그사람에게 좋지 않은 사람은 없고

누구도 그사람에게 흉이 없는 사람도 없고

누구도 그사람에게 사랑받을 수 없고

그사람에게 욕을 얻어먹는 사람은 나뿐이지요.

 

그래도 뒤에서만 하는건 아니니 다행일까요

 

한달에 반을 노는데 늘 피곤해하는 황서방이...제게 게으르대요

애땜에 못자고 청소하면 좀 꼼꼼히 한다고 느리고 게으르대요.

 

화장실이 지저분해서 언제 청소하나 두고봤대요

 

이사람의 속마음을 모르겠어요.

 

자기 자신을 너무 사랑하는 사람같아요

 

그래서 나까지는 벅차나봐요.

 

제가 가진 상식은 다 왜 생각하는게 그모양이냐는 그사람 말에

 

정말 공감이라고는 손바닥 한뼘 만큼도 없는 우리 부부가

 

언제나 잘살수 있을까...

 

이혼을 생각해봐요.

 

 

봐서 갈 곳 있으면 가서 별거라도 좀 했으면 좋겠어요.

 

사랑으로도 다 덮을수 없는 것이 있는 줄 몰랐어요.

 

그사람을 사랑하지만...너무 마음이 아파요.

 

그 사람이 입을 열면 매를 얻어맞는 것처럼 아프고

 

그 사람의 눈빛은 가시처럼 따갑고

 

약함이...독같아요. 제게.

 

 

 

약한데... 제게는 강해지고 싶은게 그사람의 사랑일까요?

 

처음 봤던 그사람 모습은 어디에도 없어요.

 

다른 사람 같아요...

 

게임을 못하게 해서 그렇게 되었을까요?

수금을 잘 해오라고 잔소리해서 그럴까요?

아는 형 보험...무리라고 들지 말라고 해서 그럴까요?

 

그래도 모두 당신뜻대로 했자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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