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제일 소중한 딸내미. 지금 15개월입니다. 제 눈엔 너무 이쁩니다. 정말 소중하고 정말 사랑스럽고 딸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해줄 수 있습니다. 다들 그러시잖아요.
직장 다니다가 애기 낳고 지금까지 잠시 휴직중이구요, 주변에 애 맡길 사람이 전혀 없어서 지금까지 이사한 날 딱 하루 고모네에 맡긴 거 빼놓고는 단 하루도 애기랑 떨어져서 지내본 적이 없어요. 외출은 커녕 친구도 잘못만날정도로 모든 생활을 집에서 하구요, 집 근처에서 모든 걸 해결한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우울한 것이 우울증인가 싶기도 하지만.. 출산후 살도 안빠지구요. 사는 낙도 없고. 애기는 갈수록 힘이 세어져서 이제 감당이 안될정도로 지 뜻대로 지 맘대로 하려고 하구요.
무엇보다 힘든건. 딸이 아빠를 너무 좋아해요. 뭐 그런거 갖고 그러냐고 생각하시겠죠? 다들 반대의 경우로 고민하시지만 전 좀 특이하네요. 울 신랑도 딸이라면 정말 끔찍끔찍해 합니다. 좀 유별나죠. 다들 그러구요. 애기도 잘 봅니다. 인내심도 대단하구요.
엄마 없어도 별로 찾지도 않고 둘이서 잘만 놉니다. 소외감 들 정도로 말이죠. 까르르 까르르. 웃음소리가 계속 들리구요, 저랑 있으면 저렇게까지 밝게는 안웃는 딸이 과일을 깎아줘도 포크로 찍어서 아빠만 갖다 줍니다. 엄마는 안주거나 그 뒤에 주죠. 새벽에 자다가 깨도 엄마에게 안안깁니다. 아빠에게 갑니다. 남편도 거기에 부응하여 온갖 사랑을 담아 안아주고 달래주고 다시 재워줍니다. 전 할일이 없습니다. 제가 안으면 불편한지 자꾸 내리려고 하고 심지어는 업어주는 것도 제가 등을 대면 싫다고 고개를 젓고 아빠가 어부바 하면 얼른 업힙니다. 아빠에게 안겨 있는 상태에서 제가 이리와~ 하고 손을 내밀면 안옵니다. 절대. 하지만 엄마에게 안겨있는 상태에서 아빠가 오라고 하면 얼른 갑니다.
울 신랑 퇴근이 좀 빠르긴 합니다. 6시에 집에 오죠. 토 일 다 쉬구요. 가정적인 사람이라 술도 안마시고 주말마다 집에 있고 아이랑 잘 놀아줍니다. 하지만 엄마랑 있는 시간이 더 많지 않나요? 새삼 제가 아이를 잘못 키우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우울합니다. 남편은 또 저보다 인내심이 있는 편이라 더 잘 참습니다. 전 하루종일 애랑 투닥거리다 보면 아무래도 아이가 계속 밥가지고 장난하면 남편보다는 덜 참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제가 특별히 화를 많이 내거나 그러지는 않다고 봐요. 책도 많이 읽어주고, 인형으로도 같이 놀아주고. 웃어주고. 매일 말걸어주고... 나름 최선을 다합니다. 단 하나 책 읽을 때랑 손인형 갖고 놀때는 꼭 저에게 옵니다. 제가 해주는게 더 잼있는가 보네요. 그외에는 모든 것을 아빠곁에만 붙어 있습니다. 낮에 엄마랑 둘이 있으면 그래도 좀 와서 안기지만 저녁에 아빠 오면 어림없어요. 밤에 잘 때도 아빠가 누워있으면 아빠에게만가서 뒹굴거리고 자는 아빠한테 가서 뽀뽀하고 막 웃고 둘이 껴안고 좋아라 하고 난리도 아닙니다.
우리 남편 다른거는 별로 극성 아닌데 딸에게만은 유별유별정말 유별입니다. 요구르트 우유 같은 유제품 유통기간이 오늘까지이면 오늘 먹이면 난리납니다. (안신선하다 이거죠) 반찬도 애기를 위한 반찬을 따로 만들어야 한다고 은근히 말합니다. 청소도 그렇고 하여튼 딸을ㅇ 위해 제가 뭐든 희생하길 바랍니다. 은근히.. 대놓고 말은 안하죠.
저는 완전 왕따에 하루종일 일만하는 식모랍니다. 밥도 제가 먹여주는것보다 아빠가 먹여주면 아빠가 칭찬해주면 더 신나서 잘 먹습니다. 난 아무것도 안하고 모든 것을 딸을 위해 사는데, 그런 생각 안해야지 하는데 그래도 우울합니다.
요즘은 제가 야단치면 제 얼굴을 때리기까지 합니다. 제 말은 더 안듣고 아빠는 혼을 안내니까 저한테 혼나면 아빠한테 안기고 막 이럽니다. 기가 차죠. 힘내서 잘 키우고 싶은 마음이 안듭니다. 그냥 거부당하는 기분이고, 해야할일 집안일만 잔뜩인 의무만 있는 엄마자리가 이제는 지치는가 봅니다. 제가 뭔가 문제가 있는 거겠죠? 그게 뭘까요? 모유를 2달밖에 못먹였는데, 하지만 그게 다는 아니잖아요? 너무 속상하고 답답해서 그냥 적어봤습니다. 혹시 우리 딸처럼 이런 애기 또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