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작년 초, 엄마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작년 엄마 기일에 다 같이 산소에 다녀왔는데,
그로부터 1달 뒤, 아빠가 식도암 말기 판정을 받으셨어요.
결혼 준비하는 동안에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지금은 아빠가 암 투병 중이신데 아이가 생겼어요.
알아서 피임하지 그랬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아빠가 손주 보는 게 소원이신지라 오히려 아기가 생기길 바랬었거든요.
근데, 임신 중에 암말기 환자를 돌보는 일이 쉽지가 않네요.
약, 식사, 잠자리 등도 다 챙겨드려야 하지만,
여기가 외국인지라 아빠가 병원이랑 말이 통하지 않다보니
24시간 옆에서 통역까지 해드려야 해요.
어르신들 다 그러시겠지만, 자기가 아는 것이 곧 진리다라는 개념이 좀 있으셔서,
혹시나 의사나 간호사가 당신 맘에 안 드는 말이라던가,
듣기 싫은 말 하면은 고집 피우면서 약 안드시기도 일쑤고,
삐쳐서 돌아누우시고..
암 발견 했을 때 바로 수술을 하셨는데,
그 때 위장부터 식도 전부다 2/3 정도를 드러내셨어요.
그래서 식사도 꼭 부드러운 걸로만 하셔야 하고, 누가 등 두드려 드리지 않으면 소화를 못 시키세요.
위로 언니, 아래로 남동생이 있기는 한데,
남동생은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런건지, 현실을 도피하려고 하는 건지,
늦잠자고, 여친 만난다고 나가고, 밤에는 바에서 일하느라 정신없어서
아빠한테 가끔 얼굴 비치는게 다고.
언니는 자기도 결혼해서 애까지 있는데다가,
지금 형부가 백수 여서 혼자 돈 벌어서 집안 꾸려나가고 있거든요.
그러다보니 신경 쓰려 해도 시간이 여유치 않아요.
엄마 보내고 얼마 안되서 이런 일 생긴것도 서럽고,
뱃 속의 아기한테 좋은 것만 보여줘야 하는데,
맨날 다들 아프고, 피뽑고, 울고, 비명지른 ㄴ것만 들으니..
저 스스로도 스트레스가 너무 많아요.
신랑이 많이 챙겨주고 도와주긴 하는데, 제 마음을 다스리는 건 쉽지가 않네요.
푸념할 데가 없어서 여기에 글 남깁니다.
아빠 암 투병 말고도 다른 속사정들도 너무 많은데 다 쓰면 너무 길어질 것 같아서...
나중에 또 속풀이 하러 올게요~ 좋은 하루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