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쓰레기식품 범람 “장보기 겁난다” (펌)

작성일 2005.08.29 13:12 | 조회 5,636 | 푸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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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식품 범람 “장보기 겁난다”



[한겨레] “쓰촨 돼지고기 공포가 채 가시기도 전에 발암물질 민물고기 충격이 덮쳤다.”
홍콩 <대공보>는 지난 24일치에서 최근 잇따라 터지는 중국산 먹을거리 안전문제를 두고 이렇게 썼다. 중국인들은 쇠고기보다 돼지고기를 즐기며, 토막 내지 않은 물고기 요리가 있어야 비로소 ‘성찬’이라고 인정한다. 최근 한 달 사이 잇따라 터진 돼지 연쇄상구균 인체 감염과 민물고기 발암물질 검출은 중국인의 식도락을 단숨에 앗아간 충격이었다.

그 충격은 한국 소비자에게도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 우리의 수입식품 가운데 14.3%가 중국산이다. 28일 서울 영등포시장에 장을 보러 나온 김승선(42)씨는 “요즘 물건을 살 때 꼭 국산인지 묻고 사지만 중국산이라고 솔직히 말하는 상인도 없을 뿐더러 평범한 주부들이 눈으로 분별할 수 없으니 불안감만 더 커진다”고 했다. 박보진(33)씨는 “정부의 검역뿐 아니라 원산지 표시 자체도 믿을 수 없으니 특별한 대책 없이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고 했다.

◇ 넘치는 ‘쓰레기식품’=중국 인터넷 언론 <중국식품산업망>(www.foodqs.com)은 최근 중국에서 올해 들어 국가식약품감독관리국이 중앙정부 차원에서 조사를 진행한 식품 안전사고만 18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마무리한 사건들은 일일이 다 꼽을 수도 없다. 전국소비자협회 통계를 보면, 2003년 중국 전역에서 식품안전과 관련한 고소·고발은 1621건 벌어졌다. 광시성이 최근 진행한 조사에서는 이 지역 아동식품(과자) 20%와 기름에 튀긴 식품 40%가 불합격 판정을 받았다. 베이징의 경우 최근 41종의 식품이 판매 금지조처를 당했다. 적발된 불량식품은 과자와 부식 등으로, 대부분 유해물질이 포함된 감미료·색소 등 식품첨가제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했다. 2003년 중국 음식안전 고소·고발 1600여건농약·화학물범벅…생산·유통 관리 허점 투성이

양웨신 중국질병통제중심 영양식품안전연구소 식물화학실 주임 겸 중국영양학회 부비서장은 최근 단속된 불량과자 등을 ‘쓰레기식품’이라며 “장기적으로 섭취하면 아동 비만을 일으킬 뿐 아니라 영양 불균형으로 성장과 발육에 심각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지적했다. 중국 위생부 통계로는 중국의 아동 비만은 8.1%로 10년 전에 비해 두 배로 늘었다. 주로 ‘쓰레기식품’의 범람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우유, 달걀, 채소 등 매일 밥상에 오르는 먹을거리조차 가짜 재료와 농약으로 범벅이 돼 있다. 10년 전부터 중국 대도시 지역에 나돌고 있는 화학물질로 만든 가짜 우유와 가짜 달걀은 ‘장기 복용’할 경우 기억 감퇴와 치매를 불러오는 대표적인 가짜 식품으로 악명 높다. 지난 6월엔 광밍유업이라는 대형 유제품 회사가 유통기한이 지난 우유를 새 우유와 섞어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다국적기업인 중국네슬레조차 요오드 과다 함유 유제품을 판매해온 것으로 드러나 중국에서 유제품에 대한 믿음은 최근 바닥까지 떨어졌다. 지난해엔 베이징 근교 농장에서 부추 등 채소의 뿌리에 중국 당국이 채소에 대한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맹독성 농약 3911을 뿌린 사실이 적발됐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하나도 없다”는 중국 주재 외국인들의 불평은 조금도 과장이 아니다. ◇방만 영세한 생산·유통·관리=전문가들은 중국 식품 안전관리체계의 문제점을 다(多)·산(散)·난(亂)·차(差)의 네 글자로 요약한다. 식품 생산주체가 너무 많고, 흩어져 있는 데다, 유통망은 어지럽지만, 안전관리 수준은 현격히 떨어진다는 뜻이다.

중국에서 유통되는 농·수·축산물 생산주체는 전국 2억 이상의 농가구와, 1억에 이르는 양식 기업과 농가이다. 대규모 농장에서 가족 단위 농가구에 이르기까지 표준화가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논·밭과 양식장에서 나온 1차 농·수·축산물을 가공하는 생산가공 공장도 전국 수십만여 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대부분이 ‘샤오쭤팡’이라 불리는 근로자 10인 이하의 영세업체다. 이들이 쏟아내는 표준화되지 않은 다양한 먹을거리들을 유통시키는 일은 전국 10만여곳에 이르는 중간시장과 100만에 이르는 개인유통업자가 담당한다. 생산·유통 주체가 다양하고 규격화되지 않은 데다 식품 안전관리 당국조차 일관된 식품 안전관리의 표준을 제시하지 못해, 서로 모순을 일으키기도 한다. “믿고 먹을 수 있는 식품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진 건 필연적이다.

◇식품안전법 제정 논의=현재 중국에서 식품 안전관리와 관련한 법규는 1995년 제정된 ‘식품위생법’이 모법이라 할 수 있다. 이 법률은 45종의 곡류, 과일, 채소, 육류 등에 104종의 농약에 대한 잔류 허용 기준을 제시하는 등 모두 291가지의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식품법전은 375종의 식품에 대한 176종의 농약의 잔류 규정 등 모두 2439가지의 지표를 제시하고 있다. 지표의 수치만 보더라도 중국의 식품안전 관리 법규체계가 미비함을 알 수 있다.

샤오밍리 국가식품약품감독관리국 국장은 “미국·캐나다·일본 등 국가들은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식품안전에 관한 법률을 계속 내놓고 있는 데 비해 중국은 식품 관련 법률체계가 생산·유통의 전과정을 장악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식품안전 관리체계가 허점투성이임을 인정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서 식품 안전문제가 불거져 나올 때마다 ‘식품안전법’ 제정 논의가 들끓는다. 원커강 전국정협 위원 등은 지난 3월 전인대와 전국정협 전체회의 때 “식품 안전의 모든 영역에 대해 표준을 제시할 수 있는 전문적인 ‘식품안전법’ 제정을 서둘러, 식품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에 대한 처벌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지의 건의를 제출하기도 했다. 베이징/이상수 특파원, 유선희 기자 lees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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