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작성일 2011.06.24 19:42 | 조회 2,695 | 춤추는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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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 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 생각 없다, 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들이 속썩여도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외할머니 보고 싶다!
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엄마는 철인이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뭐든지 다 잘하고, 잘 참고, 자식이 원하는 걸 다 갖고 있고, 다 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힘든 일도 다 해내고, 아무리 속을 썩여도 끄떡없고, 손톱이 문드러지고 발뒤꿈치가 다 헤져도 아무렇지도 않은 사람이 엄마라고 생각한다.



엄마는 인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엄마도 우리와 똑같이 힘들고 배고프고 속상해 한다는 걸 자식들은 늦게 깨닫는다. 엄마도 그래선 안 되는 약한 인간이라는 걸 엄마의 울음소리를 듣고 나서야 깨닫는다. 엄마에게도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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