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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에게도 기억하는 어린시절이 있나요?
작성일
2023.05.04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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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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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문득 어린시절이 생각납니다.
풍요롭진 않았지만 자연과 살았던 나의 어린시절.
아이들을 키우면서 자연에서의 활동을 많이 경험했지만 나의 어렸던 그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자연의 체험.
나는 리얼이었고. 나의 아이들은 안전하지만 인위적인 자연의 체험.
어린시절 큰집 제사에 간다고 하얀 눈으로 덮인 논과 밭의 밤길을 지나 차가운 바람이 내 이마를 뺨을 날카롭게 스쳐도 그 겨울의 공기가 좋았고 겨울밤 눈을 환하게 비추는 밝은 달이 참 좋았다.
언덕을 오르며 하얀 입김을 내뿜는 그 좁은 골목이 그 높은 언덕이 좋았고. 큰집의 나무로된 마루가. 출가한 큰 집 오빠의 특전사 시절의 사진을 보는 것이 좋았고. 특유의 큰집 냄새도 좋았다.
지금은 볼 수 없지만. 나만 보면 웃어주던 큰아버지의 얼굴. 목소리가 쩌렁쩌렁 하지만 웃어주던 큰 엄마의 얼굴. 그립다.
이제는 볼 수 없지만. 참 그립다.
어린시절의 그 날의 겨울날들이.
지금은 이 곳에선 맡을 수 없는 그 겨울 특유의 내음이 참 그립다.
차디찬 그 겨울밤에 타닥타닥 타들어 가던 아궁이의 나무가 참 싫고 싫었는데 지금은 왜 그리운걸까.
찾아가 볼 수도 없고 공허함만 남아 있을 그 곳이 생각난다. 그 때는 숙기없는 어린아이가 지금은 그때가 가끔 생각나는 두 아이의 엄마가 될걸 알았을까.
나는 생각도 못 했었지. 그 때의 나는 지금의 현실을 상상도 못 했었지.
지금의 내가 나의 미래를 그려보지 않고. 상상할 수 없는 것 처럼.
가장 그리운건.
차디찬 그 겨울의 냄새. 그 냄새가 너무 그립다.
눈이 내릴 때의 냄새. 눈이 쌓이고 오는 한파의 냄새. 눈이 녹는 냄새. 처마의 고드름. 왕고드름 들.
눈이 온 다음날의 푸른 하늘. 자고 일어나면 상콰한 아침의 냄새와 햇살. 정말 그립다.
지금은 볼 수 없는 맡을 수도 없는 느낄 수도 없는 그때 그 시절의 나의 냄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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