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밤에 남편 하소연할 곳도 없고 여기에다가 푸념을 하게 되네요. 너무 답답해서 글을 써봅니다..
저는 이제 두돌 좀 지난 아기를 키우는 엄마입니다. 얼마 전에 아기가 낙상을 하는 일이 일어났어요. 테이블 의자 정도의 높이였는데 잠깐 사이에 뒤통수로 그냥 꽈당하고 넘어갔습니다. 아기는 너무 울고 뒤쪽으로 낙상한 건 위험하다고 들어서 너무 놀라 소아과로 바로 달려갔습니다. 소아과 선생님이 혹이나 상처를 봐주시고 여기서는 장비가 없으니 좀 더 지켜보다가 걱정되면 큰 병원으로 가라고 하시더군요.
큰 병원은 예약잡기가 힘들어서 다음날 외래로 가려고 전화를 했습니다. 근데 상담원분이 제 얘기를 듣자마자 다짜고짜 그렇게 큰일을 왜 예약으로 오려고 하시냐, 당일접수해서 몇시간이라도 기다려야 하는 거 아니냐고 하시더라구요. 소아과에서 진료를 본 상황이라 그렇게 큰일은 아니겠거니 했는데 상담원 말에 너무 겁이 났어요. 그래서 서둘러 큰 병원에 갔습니다. 당일접수라 대기도 정말 길었고, 아기도 지쳐 보였어요. 정작 진료보는 의사선생님은 아기를 쳐다보시지도 확인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냥 제 얘기만 듣고 특별한 증세도 없으니 집에 귀가해서 아기 상태가 이상해지면 오라고 얘기하더군요.
집으로 오면서 너무 허탈했어요. xray라도 찍자고 우겼어야 하나 아기 뒤통수라도 보면서 얘기해달라고 했어야 하나 온갖 생각에 뒤덮이더라구요. 남편에게 이 얘기를 했는데 하는 말이라곤, 전화받는 상담원 입장에서는 필요한 얘기를 한거다. 가 끝이었어요. 누가 그걸 모르나요, 남편과의 대화에서 계속 상담원을 욕한것도 아니고 허탈하고 허무하단 얘기였는데 속상하겠다라거나 좀 더 지켜보다 다른 병원에 가보자 라곤 할 줄 알았는데 저말이 다고 반응이 없더라구요. 속상했습니다..
그러다 오늘은 가스 검침을 하다 싸우게 되었어요. 정말 싸움 자체는 별일 아니었는데 말도 하기 싫은지 냉전을 하더라구요.
이번에 계량기가 노후 되어 바꾼 게 시초였습니다. 계량기 검침을 해서 기입을 하려는데 숫자가 초기화되어 있어서 이번달 요금이 얼마가 나올지 모호하더라구요. 당시 계량기 설치하고 있을 땐, 저는 아기가 외부인을 무서워해서 방밖으로 못나가고 남편이 보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때 상황을 물어보면서 이번달 가스비가 어떻게 나올지 모르겠다고, 지난 번 숫자가 어떻게 되는지 설치 아저씨가 알려줬냐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몇주가 지난걸 자기가 어떻게 기억하겠냐며, 그사람들이 숫자 기입을 알아서 했겠지 그게 무슨 문제가 되냐고 되려 뭐라고 하는 겁니다.
계량기 요금 기입해보신 분들은 알거예요. 숫자를 모르면 이번달 요금이 얼마나 폭탄맞을지도 모르고, 이번에 기입하는 숫자랑 어떻게 합산되는 건지도 모르는데.. 정말 답답하더라구요. 그걸 설치할 때 기사분이 분명 알려줬을텐데 지난걸 어떻게 기억하냐고 화만 내고. 그냥 기억이 안나고 못들었으니 내일 전화해서 확인해볼게 혹은 해보자 라고 했어도 별일 아닌것을 기억 못하는 게 큰일 이냐고 바락바락 우기다가 싸움나서 여태 냉전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