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이런상황이라면 어떻게 하실래요?

작성일 2024.01.05 13:19 | 조회 67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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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이는 소아암 환아 입니다.
뇌종양으로 현재 항암과 방사선치료 중입니다.
아이는 이제 2돌이 지난 작은 아이예요.

항암을 하고있는 소아암 아이들은 1시간~2시간에 한번씩 열체크를 합니다.
항암하고 거의 7일째 부터 면역,백혈구,혈소판,헤모글로빈 수치들이 급격하게 떨어지기 시작해 약 14일째 될때엔 거의 0에 가까운 수치를 갖게됩니다.
그래서 열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감염을 의심해야하고, 면역력이 없다보니 작은 균(유산균도 위험)이 엄청난 감염으로 변할수가 있어서 매일 밤. 저는 깊은 잠을 자지 못합니다.
새벽에라도 열이 조금이라도 오르면, 입원가방 끌고, 병원응급실로 달려갑니다.

서론이 길었네요.

열이 언제 오를지 모르기에 저는 맥주한잔 입에 가져간적도 없습니다. 바로 운전해서 서울에있는 병원 응급실까지 아이를 데리고 가야하니까요.


1차 항암하고 14일이 되는 날 쯔음~ 이면, 어김없이 열이 오르는 우리 아이 입니다. 그것도 항상 새벽에요...
첫 응급실땐 경험이 없어서 맨몸으로 아이만 안고 응급실을 갔었죠. 병실이 없어 2일동안 응급실에서 물한모금 못먹으며 둘이 쫄쫄 굶고있었죠.
옆에 입원한 다른 환아는 아빠가 응급실 밖에서 음식사서 넣어주고~ 엄마간식 사서 넣어주고^^
저흰 2일을 굶었더랬죠^^ 면역력이 0이라 저희 아이는 정수기물도 먹을수 없으니까요....

이날도 저희 남편은 술을 마시러 나갔습니다. 새벽4시반. 저희가 응급실을 가기위해 집에서 나온 시간입니다.
이때까지 집에 안들어왔더군요.
응급실에서 2일을 굶는 동안 한번을 병원에 오지 않았고, 3일째 되는날 일반병실이 나와서 이동을 하게되었는데, 그날 필요한것들 몇개챙겨서 가져다 달라고 했더니
그.것.만. 딱!! 주고 바로 집으로 가더군요. ㅎㅎㅎㅎㅎㅎ

2차 항암때도 항암 12일쯔음 새벽에 열이 올라 새벽1시쯤 응급실 입원. 그날도 술먹으러 나가서 저희가 병원갈때 얼굴도 못봤네요,

3차 항암때도 함암 13일쯤 새벽 12시에 열이 올라 응급실 입원. 이날은 지혼자 집에서 혼자 맥주 몇캔하고 자더군요.
그 새벽에 입원가방 끌고 다니면서 방에 불켜고 난리를 쳤는데... 잠깐 눈떠서 어디가냐고 묻길래. 열 올라서 응급실 간다고 했더니. 운전 조심히 잘 가라고 하고는 다시 자더군요.ㅋㅋㅋㅋㅋㅋㅋ
한팔에 12kg 정도되는 우리 아기 안고, 한손에 캐리어 28인치 짜리 끌고, 혼자 지하주차장 내려가서 짐 싣고, 병원갔더랬죠.

4차 항암때, 항암 12일째 새벽 1시 열이 올라 응급실 가는 길... 밖에서 술마시고 들어오는데 엘베에서 마주쳤습니다.


하...

뇌종양 수술하고 항암치료 시작하면서 저는 바로 직장을 그만 두었고, 원래는 남편80, 저 80 이렇게 가족통장에 입금해서 관리비나 아이에게 들어가는 비용쓰고, 남는돈은 세이브~
각자의 보험이나 대출은 각자 관리해왔었죠.

근데, 지금은 그럴상황이 아니잖아요?
근데, 지금도 남편은 가족통장으로 80만원만 입금을 시켜줍니다.
병원비 때문에 힘들다고, 조금더 보내달라고 말을 했지만... 그대로 80만원 뿐...
항암받고, 수치 떨어지는 시기에는 언제 열이 오를지 모르니 조심해야한다고 매번 말을 하지만, 일부러 그러는건지... 왜.... 꼭 그시기에는 술을 먹고.
왜 꼭 그날 아이는 열이 올라 응급실을 가는걸까요?

수술 후 걷지 못하는 아이...
매번 안아서 캐어를 하다보니, 이미 디스크가 있던 제 허리와 목은 이제 너무 아파서 제몸도 너무 힘이드네요.

병원입원하면, 짧으면 10일. 길면, 기본이 2주입니다.
퇴원하고 집가면, 쌓여있는 빨래...
설거지통에 담긴 그릇들...
집에서 마신 맥주캔들...
거실, 화장실에 떨어져있는 머리카락들...
청소기 한번을 안돌리고,
그렇게 말을 했건만...
왜 샤워 후에 하수구에 머리카락은 치우지를 않는건지.
감염에 주위가 필요해서, 집 청소를 잘 해야하는데...
저 혼자서 아이 치료나 외래도 다니고있고, 빨래부터 청소까지 도와주는게 1도 없네요.
허리랑 목 통증도 하루가 다르게 심해지고 있어서 하루에 타이레놀 4알은 이제 기본이 되어버렸습니다.

요즘 아이 치료때문에 새벽 4시반에 일어나 준비하고, 집에서 5시반쯤 나와 병원도착. 치료받고, 병원에서는 과자랑 음료수로 끼니 해결하고, 치료 끝나고 집 도착하면, 오후 6시반입니다.
이렇게 저랑 아이랑 열심히 치료받고있어요.

2일전에는 집에 갔더니...
부엌 바닥에 양말은 벗어서 던져놓고,
온 집안에 불이란 불은 다 켜놓고,
옷도 안입고, 속옷 한장 입고 코골고 자고있더군요.
(남편은 온몸이 문신입니다. 그래서 아이가 아직 어리니까 될수있으면, 집에서 배나 등쪽 문신은 아이에게 보이지 않게 조심해주라고 부탁도 했었어요.)
아...
진짜 배고프고, 힘들어서ㅠㅜ
화가 엄청 나더라구요.
짜증이 났다는게 맞을까요?

아니~ 치료 끝나고 집 도착하며 저는 끝이 아니라구요.
밖나갔다가 집오면, 아이 손발 씻기고, 옷 갈아입히고, 또 바로 밥을 준비해서 먹여야하니까요.
귀저기 가방이고 뭐고 정리할 시간도 없이 말이죠.

근데 술 쳐먹고 저러고 자고있는 모습을 보는데, 정말 어이가 없더군요...


차라리 아이랑 저랑 둘이살면...
술먹는것때문에 스트레스 받을일도...
나혼자 하는 이 모든것들에 대한 불만도...
없을까요?


아이가 아프다는걸 알고, 치료를 시작하면서, 저놈은 무슨생각을 하면서 사는걸까요?
병원을 언제 갈지 모르는데 술이 입에 들어가는걸까요?
그냥 미친놈인걸까요?
지금이라도 당장 이혼을 하고싶으나,
지금은 아이 치료가 먼저이기에 말하지 않고 있습니다.
제가 이상한 사람인건가요?

근데, 지금은 제 상황이...
병원 치료가 계속 있는 이 상황속에, 아이를 데리고 집을 이사 한다는것도, 또 이사할집을 알아본다는것도, (친정은 지금다니는 병원에서 300km가 넘는 거리에 있어서 갈수는 없네요...)

또 합의 이혼을 하게되면, 법원출석도 있다고 하는데, 정상적으로 출석이 어려운 상황도 생각해야하고...
좀더 기다렸다가 이혼요구를 하는게 맞는거겠죠?

다른분들은 제 입장이라면 어떻게 할것 같으셔요?
제가 이상한건지 ...
다른분들 이야기도 들어보고 싶네요.


참고로, 이놈은 벌써 2번이나 바람 폈다가 저한테 걸렸던 놈입니다.


글이 정신없이 이리갔다 저리갔다 했네요.ㅜ
아이 치료중이라 정신없어서 답변은 제가 못드릴수도 있어요. 기분 나빠하지 않아주시길 바래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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