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힘들지만 아기는 잘 키우고 싶어요

작성일 2024.02.19 17:38 | 조회 750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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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주 긴글이라서 시간 되시는 분만 읽어주세요. 마음이 너무 힘들어서 푸념하듯 글을 적습니다. 저는 20개월 아기를 둔 30대 엄마에요.
결혼전엔 친정에서 돈 대주는 존재, 본인들 기분 나쁘면 인신공격하고 함부로 대하고 막말하는 존재였고 30살 되던 해 제 10대 20대도 없이 희생만 했지만 오히려 더 바라고 제가 이기적이고 못됐다는 친정을 등지고 오갈데 없을 때 남편을 만났어요. 같이 살다가 반년 후쯤 혼인신고를 했습니다. 시댁은 같은 동네였고 일주일에 6-7번은 시댁에 갔네요.. 새벽에 밭일하게 나와라, 집에 뭐 필요하니 와라 등등... 빨간날, 기념일, 주말 모두 시부모님과 보내야했어요. 남편이 저 만나기 전엔
부모님을 잘 챙기지 않았었는데 저와 결혼 후 효자가 되어 저 역시 대리효도를 해야 했죠...
시부모님 칠순때 집에서 차려달라하셔서 차려드리고 시댁에 법정문제를 저보고 책임지고 해결하라해서 아무것도 모르는데 혼자 증거찾고 변호사님께 싫은 소리들어가며 3년을 시달렸어요.
아 그 사이 시어머님께서 위암초기로 입원하셔서 병원간병도 제가 하고 퇴원하시고서 1년 넘게 매일 드실 음식들 챙겨드리고 동네 산책도 같이 했어요.
제 신혼은 밭일, 논일, 시부모님 챙기기, 법정싸움으로 모두 다 보내고 제 생활은 모두 시부모님 일정에 맞춰 살아야했어요. 그러다보니 친정에서 이용당하고 버려진 상처와 시댁의 가스라이딩으로 인한 대인기피증과 우울증이 생겨버렸고 정신과가서 가장 독한 우울증약을 처방 받아 복용하게 됐네요. 그런데 법정싸움이 다 끝나자마자 시부모님께서 아기 가지라고 하시더니 제가 법정싸움 해결해줘야하니 말 못 하고 기다리셨다며 언제 갖나 계속 생각하셨대요. 전 아기 생각없고 엄마될 자신도 없고 지금 남편이 사기당해 빚이 많은데 아기 가난하게 키우고싶지 않다, 내가 몸도 마음도 많이 망가져서 치료도 하며 여가생활도 하며 이제라도 내 삶 살고싶다 했습니다. 그랬더니 시부모님께서 10개월 내내 매일같이 저를 볶으셨어요. 다들 아기 있는데 나만 없다, 니 인생 즐길 생각말고 애 낳아라 그게 인생의 낙인거다, 애는 다 형편에 맞게 키워진다 일단 낳기부터 해라, 니 인생 포기하고 애 가져라, 니 몸 다 낳을때면 언제 애를 갖냐, 나 죽으면 낳아줄거냐, 우울증약 당장 끊고 애 가져라, 지금 싫어도 낳고나면 니 새끼라 이쁘다 등등 정말 힘들게 하셨습니다. 시아버님이 제가 계속 우울증약 복용하니까 손주 갖고싶은데 우울증약 먹으면 애기 장애인으로 태어난다고 눈물 보이시면서 며칠 잠도 못 주무시고 밥도 잘 안 드셨어요. 그러시다 뇌경색이 와서 입원하셨고 제가 병원 간병했습니다.
대학병원이라 아기들도 많이 보였는데 그때마다 애기 봐라 저 애기좀 봐라 하시며 손주 갖고싶다하셨고 아버님 퇴원 후 남편이 이러다 아버님 돌아가시겠다며 갖자 하더라고요...
피곤하다 힘들다 바쁘다 하며 부부관계 1년 가까이 안하던 사람이 부모님이 원하니까, 부모님 잘못될까봐 아기 가지려 부부관계 하자는데 얼마나 서럽던지요.... 돌아가시면 내 탓일거 뻔하니 만약 몇 달 노력하고 임신이 되지않으면 포기하라 했습니다. 낭종 파열로 자궁까지 피가 차서 1시간만 늦었어도 죽었을거라고 긴급수술받았었는데 그 후로 여성기관이 많이 약하고 생리도 불규칙했고 어릴적부터 돈번다고 학교다니며 노가다 많이 해서 통풍으로 자연분만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임신준비 3개월만에 임신을 했고 시댁에 임신사진 보여드렸더니 니네집 개 임신한거냐 하셨어요.
숫놈인거 아시면서.. 저 임신했어요 했더니 진작 임신했어야했는데 이제 나도 소원 풀었다 하시더라고요. 전 그렇게 들들 볶으셨어서 기뻐하시고 좋아하시고 축하해주실 줄 알았는데 저런 반응하시는거 보고 많이 울었습니다.
남편은 평생 그리 사신 분들인데 어떻게 바뀌겠냐며 그냥 그러려니 넘기라면서 오히려 화를 내더라고요.
내가 시댁에 농사일해주고 일해결해주고 애낳아주러 온 노예냐며 크게 싸웠습니다만...
아기한테 미안해서 아기 잘못될까봐 혼자 삭혔어요
아기 성별 아들이라 하니까 그제서야 시아버님이
아이구 좋다 잘했다 하시며 축하해주셨고
자궁암 검사했는데 암이 될 수 있는 세포가 발견됐고 자궁경부에 혹이 있고 출혈이 자꾸 난다
했더니 아기 잘못되는거 아니냐 하시면서
그래도 애 생각해서 둘째도 가져야한다 하셨어요
제가 암걸릴 수도 있다는데 둘째 얘기가 어떻게
나오냐고 했더니 애 외로울까봐 그랬다셔서
저 4남매지만 외로웠고 다 내어주고 살았더니
지금 등신취급 당하며 살고있어서 둘째 생각없다
애기죽으면 같이 따라죽을거니 걱정마셔라 했네요
임신 초기 중기 내내 시댁에 변함없이 매일 갔어요
남편이 부모가 부르는데 어떻게 안가냐, 뭐 도와
달라하시는데 어떻게 싫다하냐, 우리랑 식사하고 싶으시다는데 살아계실때 잘 해야 나중에 후회 안할거 아니냐, 너도 이제 부모인데 자식이 이러면 서운해할거 아니냐 하면서요... 임신하고 일주일에 한번씩 출혈이 있더니 임신 26주에는 출혈이 심해
저녁에 혼자 택시타고 산부인과 갔어요.
자궁경부무력증으로 경부 길이가 1cm밖에 안된다고 입원하라는데 퇴근하고 병원으로 온 남편이 내일 시부모님 일 도와드려야하는데 혼자 입원할 수 있어? 라고 하대요.... 자기 애기가 잘못될 수도 있다는데 내일 새벽부터 일 도와드려야해도 오늘 입원수속 밟고 입원실까진 같이 가줄 수 있는거잖아요... 그냥 막 울었습니다.
남편은 갔고 간호사분들이 휠체어태워 병실 데려다 줬고 다음날 점심때쯤 연락하니 시부모님 걱정할까봐 일 다 끝나고 말씀드렸다며 자기가 병원와도 좋아지는거도 아니고 할거 없다고 병원 안가봐도 된다고 안심시켜드렸대요... 9주 동안을
혼자 입원해있었어요. 퇴원 후 집에서 누워만 있어야 했는데 시부모님이 부른다고 계속 가버리니
전 쫄쫄 굶고 기다려야했고 서럽고 외로웠어요
임신기간내내 시부모님도 남편도 뭐 하나 챙겨주긴커녕 임신 전하고 똑같이 굴고 방치하니...
임신초엔 입덧이 너무 심해 아무것도 못 먹고
말기엔 움직임이 한정되어있으니 잘 못 먹고
36주 새벽 4시에 배아프고 출혈있어서 남편에게 아기 나오는거 아니냐니까 입방정떨지말라며 출근했고 8시까지 참아봤는데 진통이 점점 심해지고 통증 주기도 짧아지더라고요.
택시타고 혼자 산부인과 갔고 8시 반이었는데
자궁이 다 열렸다고 지금 바로 출산해야한다며
부분마취주사도 못 놔준대요....
첫출산인데 혼자 생살 째는거 느끼며 아기 낳았네요. 다행인건 무력증으로 자궁이 이미 다
열려 산통 아예 없이 출산고통만 느꼈다는 거네요..
아기가 자궁경부를 찢으며 나와서 회음부 짼건
마취없이 그냥 꿰메야한대요... 자궁경부 수술은
마취하고 했고 깨보니 남편이 와있고 아기도 바로
왔습니다. 남편은 아기 안아보고 좀 있다 갔어요.
새벽출근해야하니 제가 보냈는데 음... 입원실에 있는 내내 조리원에 있는 내내 남편은 안왔어요. 시부모님 걱정하셔서 옆에 있어드리고 아기 영상통화로 보여드려야한다, 시부모님 일 도와드려야한다, 본인이 올때마다 코로나검사하고 들어와야하는데 불편하고 다른 엄마들이 외부에서 매일 들락날락하면 불안해할거다 등등의 이유로요
조리원에서 저희 아가가 가장 작고 말랐었어요
옆방 아버님께서 퇴근 후 오셔서 아내대신 아기 봐줬는데 그 분이 저 볼때마다 늘 인사해주고 우리 아가 쪼고맣고 예쁘다며 칭찬해줬는데 저는 그때마다 더 서러웠던거 같네요. 조리원 퇴소 후 집에오고서 시부모님께서 아기보고 가셨어요.
아기가 퇴소 후 먹는족족 코와 입으로 모유를 뿜어내고 숨 못쉬고 바둥거려 전 혼자 밤새 보초 섰는데 안되겠어서 대학병원 인큐베이터에 입원했어요. 유문비대증으로 입원했다 퇴원 후
20개월 된 지금까지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지금도 웃다, 놀다, 밥먹다 헛구역질하고 토하긴 해서 아직 어린이집 못보내고 있어요. 남편은 아기가 돌때까진 작아서 겁나 못 안아주겠다며 잘 안 안아줬고 그 이후엔 아기가 엄마밖에 모른다, 내가 안으면 놀려고만 한다, 내가 안으면 운다 등등 하며 안 안아주거나 안아줘도 아기가 울면 엄마한테 가자 엄마 여깄다 이러면서 제게 바로 안겨주니 지금 재접근기 시기되니까 아빠가 안기만 하면 경기하듯 울어요. 저 화장실만 가도 불안해하면서 쫒아 뛰어오고 잠깐 안보이면 공포에 질린 표정으로 울면서 찾아요. 아기가 악쓰고 울면 안아주고 달래주진 않고 시부모님도 남편도 엄마 빨리와라 엄마올거야 그러면서 그냥 내버려둡니다... 이제 안아주려고 하니 되겠나요... 진작 아기때부터 자주 안아주고 했으면 지금 아기가 이정도까진 안왔을텐데... 아기가 밤에 숨 못 쉬고 버둥대서 제가 놀라서 울고 흡입기로 모유 빼내고 토치우고 할때도 한번을 일어나 도와준적이 없고 10개때부터 야경증으로 아기가 깨서 악쓰고 우는데도 일어나서 달래주거나 절 도와준적이 없어요. 늘 울땐 엄마밖에 없다 내가 안아줘도 소용없다 내가 안아주면 놀려고하지 다시 안잔다 하면서 아기 우는 소리에 깼어도 담배피러 나갔다오거나 자는척 합니다..
그렇지만 남편에게 미안하고 고마운게 새벽부터 저녁까지 일하면서도 설거지하고 밥하고 빨래해주는 등 집안일을 거의 다 해줘요.
아기가 모든 감각이 굉장히 예민하고 낯설고 새로운것, 또래 친구들, 낯선 사람들만보면 소스라지게 놀라 절 잡아뜯듯 안길 정도로 굉장히 겁이 많은 아기인데 재접근기되니 핸드폰 진동소리에도 놀라고 잠들어서 이불 덮어주면 그 촉감에 놀라서 깨고 그래요. 돌때까지 제게 안겨자다가 제 옆에 누워 같이 잤는데 20개월 되자마자 다시 안고 서서 재우라더니 밤이고 낮이고 수시로 제게 붙어있으려해서 하루에 8~10시간 아기 안고 서있어요.
다 힘들었고 지금도 힘들지만 지금 고민이 있어요. 예민하고 겁많은 아기라 제가 이곳저곳 데리고 다니며 경험시켜줘야하는데 제가 낯선 장소나 낯선 사람들 있는 곳을 생각만 해도 뒷골이 땡기고 눈앞이 새하얘지고 가슴이 답답하고 숨이 막혀요... 친정 시댁에 크게 상처받고 사람들에게 치이고나니 출산 후 저런 증상들이 생겨버렸어요... 남편과 같이 있으면 괜찮은데 저랑 아이랑 둘이서는 외출하는것 자체가 두렵네요. 20개월이지만 아직 의미없는 엄마 소리만 할줄 알아서 언어발달 심화권고가 나와 치료도 해야하는데... 보는 것만으로도 너무 예쁘고 사랑스러운 우리 아기 지켜주고싶고 잘 키우고싶은데 낯선 사람 낯선 곳 간다는 생각만으로도 다리에 힘이 풀려버리고 호흡이 가빠지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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