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남편은 자신의 쉬는시간이 참 중요한 사람입니다. 무엇보다도 핸드폰을 손에서 떼어놓지 못해요.
아이들이랑 잘 놀아주다가도 애들이 놀이에 집중하는 것 같으면 또 핸드폰을 꺼내서 만집니다. 그런데 애들이 그렇게 집중력이 긴 것도 아니고, 놀다보면 바로 "아빠~"하며 아빠를 찾잖아요? 그러면 핸드폰을 보면서 대충대충 대답을 하는둥 마는둥 합니다.
지 밥을 다 먹으면, (애들이랑 저는 아직 먹고 있는데도) 베란다 소파로 나가서 핸드폰을 만지며 혼자의 시간을 즐깁니다. 애들 밥먹이는거 옆에서 챙겨주고, 식탁에 있던 밥 다 먹은거 치우고, 설거지까지 다 저 혼자서 합니다. 그 인간은 핸드폰 만지고 있구요. 애들이 밥을 다 먹고 아빠가 있는 베란다로 나가면 놀아주기는 하는데, 그러다가도 애들한테 베란다를 뺏겼다며 집안으로 들어와서. 이번엔 화장실로 도망을 갑니다. 그러면 오줌을 싸던 똥을 싸던... 5분이면 끝날 것을...거기 앉아서 죽치고 스마트 폰을 하며 20분 정도 앉아있을 때도 허다합니다. 진짜 울화통이 터져요.
지금 셋째 임신중이고, 아기 곧 태어날거라... 손발조형물 주문해야 한다고 몇번을 말했습니다. 대략 한달 정도 전부터 얘기했었고, 중간중간에도 "주문했어?"라고 물어봐서 체크했었고 그럴 때마다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 아직."이었습니다. 그 상품이 아마존 아이디로 주문해야하는거라, 제가 주문을 못하고 남편한테 부탁해놓은건데, 맨날 아직. 이라고 하니 좀 짜증나도 넘기고 있었습니다. 오늘도 애들 재우려고 방에 갔다가 첫째둘째 손발조형물 보고 생각이나서 (이제 진짜 곧 태어나니까 슬슬 주문해야하는데 싶어서) "여보. 아기 손발조형물 부탁한거 샀어?" 하고 물어보니... 오늘도 여전히 돌아오는 대답은 "아니"였습니다. 진짜 너무한다 싶어서 "아 이제 진짜 좀 사주라 제발."하고 말했더니 "제발 나 좀 쉬자"라는 남편. 하....? 그리고 핸드폰을 보는데 또 게임이 켜져있고... 제가 너무 어이가 없어서 "이런거 할 시간에 조금 시간내서 주문해 줄 수 있는거잖아"라고 하니, 진짜 개짜증난다는 표정과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아~ 알았어 알았어. 내가 다 할게. 하면 되잖아" 이러는겁니다... 와... 오늘도 아까 도련님이랑 도련님 색시가 애들이랑 놀아줄 동안(저는 부엌에서 저녁준비 했습니다) 지는 혼자 베란다 나가서 계속 핸드폰 만지면서 쉬고 있었으면서... 뭐? 나 좀 쉬자? 어이가 없어서... "누가 들으면 내가 들들들 볶으면서 계속 일 시키는줄 알겠어"라고 했더니, 계속 그 비아냥 거리는 말투로 "아. 알았어. 할게. 하면 되잖아"라는 남편새끼...
섬유유연제 대량 주문도 제가 하려고 했더니, 자기가 시켜야 포인트 환원이 많이 된다며 자기가 하겠다고 하길래,(5/10경) 링크까지 보내줘서 맡겼더니 감감 무소식... 결국 그것도 중간중간 체크를 했음에도 매번 돌아오는 대답은 "아직"이었습니다. (5/22경) 섬유유연제가 똑 떨어져서 세제로만 빨래를 돌려야하는 상황이 되서 물어보니 아.직.도. 안샀답니다-_- 아 왜 아직도 안사주냐고 그럴거면 포인트고 뭐고 내가 주문하겠다고 하니 "내일부터 장보기마라톤(물건을 많이 살수록 할인률이 많아지는..일본의 어느 회사의 시스템입니다. 본인은 현재 일본 거주중) 시작이라, 그때 주문하려고 안했어"랍니다=_= 하아.. 진짜 짜증났지만 그래, 그럴 수 있지 싶어서 참다가 25일이 됐을 때 한번 더 물었습니다. "섬유유연제 주문했어? 오늘 5일 붙는 날이니까 주문하면 포인트 더 붙는 날이야"(날짜가 5 혹은 0으로 끝나는 날은 포인트 환원율이 더 좋습니다) 라고 말해줬더니 좀 지친다는 말투로 "어..~해야지"랍니다... 그리고 오늘 확인했을 때 아직도 주문을 안했었습니다...ㄱㅅㄲ....
도대체 언제까지 참아야하는건지... 이런식으로 사소한 것부터 부딪쳐서 첫째 낳고 우리 남편이 육아휴직하던 6개월동안도 진짜 많이 싸웠었는데... 우리남편 내일부터 1년간 육아휴직을 또 들어가게 됐습니다. 겁나게 싸울것 같은 앞날이 그려져서 전 너무나 두렵습니다. 아.. 생각 같아선 육아휴직도 따지 말라고ㅜㅜ 하고 싶은데 본인이 굳이 따겠다고 하고... 여러가지 일이 겹쳐서 남편이 육아휴직을 해줘야하는 상황이기도 합니다... 하...
남편이 바뀌지 않을거라는건 알지만... 저도 참고 살 생각을 하면 울화통이 터지고... 너무 답답하고 짜증납니다ㅜㅜㅜㅜㅜㅜㅠ 남편을 고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제가 직장에 나가서 일을 하게되면 우리남편 진짜 밥하고 청소하고 애보고, 가정주부 일을 잘 해낼 수 있을지ㅜㅜ 그것도 너무 걱정입니다...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