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멘탈이 나가서 안 좋은 생각만 자꾸 듭니다.
많은 이유와 사건이 있었지만...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도... 아무리 생각해 봐도 없는 것만 못한 아빠이자 남편이네요.
아들과 저랑 둘이서 이 험난한 세상 잘 헤쳐나갈 수 있을까요?
경제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두려움이 앞섭니다.
------상냥한 덧글에 감사인사드리고 몇 자 적다가 너무 길어져서; 줄 간격 띄아쓰기가 되는 여기에다 옮겨놓습니다.
상냥한 말씀 감사합니다.
제일 큰 문제가 남편의 낮은 인지능력(사회성 부족, 상황판단능력 부족, 현실파악 안 됨)입니다.
이로 인해 너무나 많은 것들이 문제가 되더라고요... 장애인은 아니고 경계성지능장애가 의심돼서 같이 검사도 했는데 그건 아니라고하네요. 하지만 일반인 기준 많이 떨어져있는 건 맞다고 합니다. 심리 상담 선생님도 같이 걱정해주셨어요...
으레 남자들은 다 그래~ 철이 없어서 그래! 이 정도가 아니더라고요... 저도 그런 줄 알고 버텼는데 더이상 안되겠더라고요ㅠ 저도 상담때문에 검사해봤는데 우울감이 너무 높게 나왔어요. 남편도 우울감이 높더라고요...
회사생활 할 때는 메뉴얼이 있기에 딱히 문제가 되는 점도 없고 그냥 보면 멀쩡해 보여서 더 환장합니다. 게다가 철저히 자기중심적인 것도 한 몫합니다. 이게 이기적인 게 결코 아닌(심리상담 선생님도 이기적인것과는 다른 개념이라하심), 살아온 환경 덕에 방어기제로서 아이들처럼 순수하게 자기중심적이에요. 사고 자체가... 그래요... 되게 신기해요. 그리고 작든 크든 불편한 문제는 무조건 회피해요. 회피형의 절정이라고 보시면 돼요. 인간관계도 그런 식으로 살아와서 속 털어놓을 친구 한 명 없어요. 제가 유일한 가족이자 베프이자 아내였지요...심리상담 쌤께서도 이런 성향의 분들은 결혼을 안 한다(라고 말씀하셨지만 정황상 못한다는 말을 돌려 말씀하신 듯...)고 하시면서 이런 보석같은 배우자 분을 만나게 돼서 얼마나 감사하고 기쁜 일이냐고 해주셨네요. 남편 성향에 저랑 결혼한 게 기적과도 같아요.
저와 둘이 살 적에는 어느 정도 제가 감내하고 제가 더 노력하고 커버쳐주며 살았어서 제법 행복하게 잘 지냈습니다. 내가 좋다고 택한 사람이고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어디있겠냐며 내가 더 잘하고 잘 살자 주의었어요. (주위에서 좋은 덕담도 많이 해주시고 잘 살아서 보기 좋다는 말씀들을 많이 해주심) 개그코드가 참 잘 맞고 관심사가 같아서 잘 통했거든요. 둘이서만 이야기 할 때는 아하면 어인 그런 사람이었지요. 둘이서만 지낼 땐 충돌할 일이 거의 없었어요. 매일 하하호호 웃으면 웃었지, 싸운 게 손에 꼽을 정도? 이제보면 자기중심적인 사람이랑 어떻게 이렇게 대화가 됐는지도 의문이에요. 연애도 꽤 길게 했는데... 제가 배려아닌 배려를 지나치게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임신 때부터 하나 둘 안 좋은 이벤트가 많았는데 결국 아이가 태어나니 전혀 딴 세상이 되어버렸네요. 임신부터 출산 그리고 양육은 회피할 수가 없는 문제라... 보호자로서 선택의 연속이고 이제는 피할 수 없이 매사 책임도 지고 힘든 상황도 마주해야하잖아요. 임신 때부터 부부사이가 조금씩 안 좋아졌는데 출산 후에 급속히 안 좋아졌습니다.
일단 인지능력이 낮아서 있었던 대표적인 일 중에 제일 충격인 게 아이가 순간 안전사고가 일어나버리면 보호자로서 재빨리 반응을 해야하는데 일단 그 자리에서 아무 말도 못하고 놀라서 그대로 굳어버리기도 하더라고요. 일반인이라면 나올법한 반사적인 행동이 나오지 않아 위험한 순간도 있었어요. 인지능력이 낮아서 경제관념 역시 전혀 없습니다. 이것도 할말이 많지만... 네... 결국 제가 제 발등 찍었지요... 부모님이 말리셨던 결혼인데도 제가 하겠다고 해서... 외롭고 힘드네요. 더군다나 비혼+독신을 외치던 사람이었으니...털어놓으면 놓을수록 제 자신이 한심하고 바보같을 뿐이네요...
무튼... 출산과 동시에... 드라마나 영화처럼 너무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남편이 너무 고생을 많이시켜서 출산과 동시에 확 어른이 되어버렸어요ㅎㅎ 저도 아직 애기인데ㅎㅎ^^; 쓰다보니 길어졌네요...ㅠ 긴 글 읽어주셨다면 넘넘 감사합니다ㅠ 나중에 또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너무 답답하고 우울해서 여기까지 찾아오게 되었네요. 이번 주말에 이혼서류 들고서 남편과 이야기하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