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노예

작성일 2008.11.10 17:24 | 조회 2,648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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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또래의 젊은 엄마들에 비한다면 나는 궁상스러울 정도로 알뜰하다고 생각한다..
그래.. 요즘 젊은 엄마들은 서로 만나면 밥 사먹고 가끔은 아이 옷도 사고 그렇게 이야기 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어느새 이런 사람들이 나와는 다른 부잣집 부인네들 같다..   
벌써 우리 어머님 이라는 사람한테 세뇌 된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머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얹찮다.. 많이 얹찮다..
 
오늘도 어머님.. 우리집에 오셔서는 아니나 다를까..
내가 우려했던 것들을 지적하시더라..
 
화장지 좋은거 쓰노.. 헐은거 쓰지..
 
뒷문 문고리 열쇠 바꿨노.. 안바꿔도 되는데 바꿨노..
 
장난감 많다. 사지마라..
 
쓰레기 봉지 작은거 사서 꾹꾹 눌러 담아라. 큰며느리는 작은거 한장으로 3주 쓴단다..
나는 쓰레기 봉지 한번도 안사봤다. 누가 쓰레기 내놓은거에 꾹꾹 눌러 담았다..
 
어머님 말이 틀린건 아니다. 다 맞는 말이다. 그지만,
정해진 규칙대로 진리 대로만 사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융통성 없는 어머님이 숨막히고 답답하다.
옛날 사람이라서 그렇다지만, 보통 사람이 아닌건 확실하다.
 
어머님 말대로만 살면 부자되는건 당연하겠지..
그런데 나는 그렇게 살기 싫다..
아낄것은 아끼되 정말 먹고 싶은것 정말 하고 싶은 일.. 그런건 하면서 살고 싶다. 그렇게 살거다.
 
지난 토요일 시댁에 갔는데, 아버님이 어머님한테 손주 오니깐  보일러 좀 틀자니깐
어머님 "기름도 없는데" 하시며 막 화내시더라.
돈 앞에서는 손주도 소용없더라..
우리 엄마하고는 전혀 다르지? ^^
 
그래..
우리 어머님은 돈 밖에 믿지 못하는 사람이다..
어린시절에는 친정 엄마에게 고된 노동과 구박을 당해왔고,
결혼해서는 아버님의 가정에의 무심함과 경제적인 궁핍함..
그러니 믿을것은 손에 돈이 들어오면 쓰지 않고 모아놓는것.
 
 
어머님이 오신다하면 나는 굉장히 바빠진다.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것.
가스레인지 깨끗하게 닦아놓기. 창고 치워놓기. 마트에서 봉투대신 가져온 박스들 치우기. 마트에서 물건 많이 산걸로 오해하시니까.
 
오해하시는게 너무 싫다.
어른들은 눈에 보이는 모습이 진짜라고 아시니까.
어머님 생각해서 평소에 안트는 난방을 켜드리면 난 기름 팍팍 쓰는 낭비하는 며느리가 되니까....
내가 진짜로 나 하고 싶은대로 다 하고 살면서 이런 말 들으면 억울하지나 않지. ㅠㅠ
 
맞다. 맞다. 맞다.
어머님 말씀이 다 맞다.
옷도 다 얻어 입히고 나도 나중에 아이 다 키워놓고 사입고
기름값 비싸니깐 옷 많이 입고 잘때만 전기장판 켜고 자고....
밥은 절대 사먹지 않고 집에서만 된장하고 김치만 먹고 살고..
손님이 와도 밥 해주면 되고..
 
아니다. 이건 아니다.
얻어온 옷도 입히고 가끔 내가 사입히고 싶고
밤에 잘때는 따뜻하게 보일러 틀고 자야 키도 잘크고 푹 잘수있다.
가끔씩 맛있는것 사먹을 수 있는 일이고,
결혼 해서 사는 이유가 뭔데? 이 좋은 세상에 맛있는것 좋아하는것 먹으면서 살아야지.
손님 대접하는데 반찬이 된장하고 김치만 있다면 뭐 시켜먹을수도 있는거지.
 
미쳐버릴것 같다. 내가 이렇게 살아야 하나? 왜 그렇게 간섭하는지.. 왜 그렇게 돈에 집착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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