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맞이

작성일 2008.11.26 20:05 | 조회 1,118 | 의영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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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맞이 - 김 광 규

배가 둥그런 엄마와 빼빼 마른 아빠가
예쁜서랍장을 새로 사들이고
손바닥만 한 옷가지와 골무만 한 신발들
정성껏 빨아서 말리고
유치원생 사촌들이 타던 유모차를 받아오고
코끼리와 원숭이가 장난치는 채색 돗자리도 얻어왔다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손님이 그늘에서 쉬도록
비치파라솔까지 마당에 세웠다
온 가족의 이 부산한 준비를
손님은 모를 것이다
집에 도착해서 함께 살면서도
아기 손님은 모를 것이다
오래오래 모를 것이다
부모를 떠나고
짝을 만나서
둘이서 함께 살아가도 잘 모를 것이다
스스로 손님을 맞이하면
어렴풋이 알게 될까
자기가 이 세상에 태어나기 전에
엄마와 아빠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바깥 세상에서 어떻게
자기를 맞이할 준비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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