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TV 프로그램 VJ특공대에서 겨울에 즐길만한 이색축제를 관심있게 보았다.
소개된 여러 곳중에서 나의 관심을 끄는 청양 칠갑산 자락의 알프스 마을, 얼음분수축제!
아이들 겨울방학중에 꼭 한번 가봐야 할 곳 일순위의 물망에 올렸다.
예사롭지 않은 추워도 너무 추운 올 겨울, 강추위의 날씨에 어디 나갈 엄두를 내지도 못할뿐더러 여의치도 않아 몇 주를 방콕과 방글라데시아.... 하루종일 방학중인 아이들과 부대끼고 수발에 지쳐가는 우울한 겨울의 나날들..... 불현듯 까마득하게 펼쳐진 겨울 설원을 즐길 수 있는 겨울캠핑이 마구 당겼으나, 추운것은 딱 질색이어서 캠핑을 대신한 1박2일 가족여행을 아래와 같이 계획했다.
청양 얼음분수축제 - 천장호 출렁다리 - 장곡사& 장승마을(시간이 허락하면) - 공주한옥마을에서 1박 - 무녕왕릉 모형전시관 - 국립공주박물관 - 공산성 - 고마나루 - 석장리박물관 - 마곡사
주말아침은 푹~잘대로 자고 느리게 생활해야 한다는 생각, 외출이나 여행도 좋지만 잠을 참아가며 새벽같이 일어나서 힘들게 하는 것은 노동이라는 생각을 확~ 깨고 손꼽아 기다려 온 날이라서인지, 다른 때의 여행과는 다르게 비교적 일찍 일어나 움직였다. 그리 이른 시각도 아니었지만 9시쯤 출발해서 청양 얼음분수축제장에 도착하니 12시쯤.
한파가 한차례 지나고 난뒤의 푸근한 날씨, 바깥활동하기에 제격인 날씨였지만, 오히려 복병이었다.
축제 주차스텝요원의 지시대로 뽑은지 한달도 안되는 새차 오블이를 질컥이는 논에 주차하고, 축제장으로 이백미터쯤 가는 길은 아예 진흙물투성이다. 꾸역꾸역 몰려드는 차와 뒤섞여 걷는 길부터 짜증이 일었지만, 아이들은 바지에 흙물을 튀기면서도 설레는 마음을 잃지 않았다.
축제장에서 빠져 나와 논에 주차해논 차들이 둔덕을 빠져 나오지 못해 바퀴가 헛도는 고생스런 광경을 목격했다. 우리 차는 4륜구동이라 큰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절대로 절대로 논바닥에 주차는 피해야할것같다.
나와 같은 사람들일까? 작은 지역축제에 많은 인파가 들끓는 것을 보고 매스컴의 위력은 대단하구나 실감하면서 드디어 매표소에 도착~ 대인 3,000원, 소인 2,000원의 입장료, 황당한것은 입장권 대신 손등에 찍어주는 보라색 스템프. 타올로 빡빡 지워도 잘지워지지 않아 고생을~
TV에서 보던 그대로다. 거대한 얼음분수기둥들, 대형 뽀로로 캐릭터 눈조각상, 이글루, 기와집, 계사년 뱀, 강남스타일의 싸이 눈조각상, 등등
그밖에 소가 끄는 썰매(3,000원), 이양기썰매(2,000원), 가장 타고 싶었지만 장사진을 이뤄 기다리다 복장터질까 타지 못한 봅슬레이를 포함한 눈썰매 패키지 이용권(8,000원)등이 있었다. 결국 우리 가족은 눈과 얼음조각상 보는것으로 만족하기로 하고 발길을 돌렸다. 그래도 실물을 봐서 실감나서 좋았고 눈과 얼음의 향연이 즐거웠다. 얼름분수축제는 설연휴 2/11일까지 진행된다.
배가 고팠지만 축제장의 어묵과 라면도 패스~ 질컥거리고 게다가 미끄러운 길과 너무 많은 사람들에 치여 그만 청양을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근처에 눈을 씻고 봐도 음식 먹을 곳은 없었기에 기대만발 공주한옥마을로 빨리 가고 싶었다. 공주로 향해 가던중 잊고 있었던 천장호 출렁다리가 불현듯 생각났다. 다시 그 막히는 축제장을 통과해야해서 그냥 갈까 하다가 너무 배가 고파 인근 휴게소에라도 가서 요기를 할 생각에 들렀다. 앗싸~ 안갔으면 크게 땅을 치고 후회했을 천장호와 출렁다리가 걸어서 10분 거리에 있었다. 그곳이 1박2일의 촬영지라는 것을 안것은 그곳에 가서였다. 청양의 특산물, 고추와 구기자가 세계에서 제일 큰 모형물로 만들어져 있었다. 얼음분수축제장에서 보다도 우리가족은 이 출렁다리위에서 훨~씬 즐거웠다. 청양 알프스 마을 천장호와 출렁다리는 꼭 들러 봐야할 곳, 강추하는 바이다.
공주한옥마을을 예약하기 위해 공주 사이버시민이 되고 일주일여 공주시청 홈피를 들락날락, 어렵게 2월 첫주에 예약을 해두고도 아이들 방학중에 여행을 하면 좋을 것 같아 미련을 못버린 결과, 고맙게도 누가 취소를 했는지 1월 셋째주에 쓸 방이 하나 있었다. 공주사이버 시민이 되면 공주한옥마을을 30% DC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무녕왕릉 모형전시관과, 공산성, 석장리박물관 입장을 무료로 관람할수 있다.
배우 하정우가 묵었다던 개별 숙박동 반포관을 포함한 공주한옥마을, 우리아이들도 반해서 거기서 아예 살고 싶다는, 남편은 아침에도 똑같이 뜨끈한 방바닥을 만져보며 자꾸 시늉으로만 장작을 땐다고 얘기했지만 한옥 뒷꼍에 잔뜩 쌓아 놓은 장작과 불을 지핀 흔적의 아궁이가 있는 진짜 한옥임에 틀림없는 구석구석 감동인 공주한옥마을 체험하기, 나의 생각에는 버킷리스트감이다.
우리 가족은 공주 한옥마을에 속해 있는 저잣거리에서 두끼를 해결했는데 저녁에는 불낙전골과 아들만 공주국밥을 먹었고, 우리도 아침에 공주국밥을 먹어봤는데 대통령도 먹어봤다는 맛있는 공주국밥, 강추다. 사이드디시인 세발나물을 곁들인 묵무침의 묵도 공주의 특산물 밤을 넣어서인지 특별히 맛있었고, 전혀 어울릴것 같지 않은 술속에 밤을 넣은 밤막걸리는 색깔도 노란군밤색으로 예쁘고, 목넘김도 부드럽고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저녁에 한병 마시고 한병은 집에 사들고 와서 여독을 풀었다. 이튿날 11시에 관리사무실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옆건물 한옥에 공주특산물 판매소가 있었는데 공주를 둘러보면서 할 군것질 거리로 군밤과, 밤전병을 샀다.
무녕왕릉은 문화재보존차원에서 들어가 볼 수 없도록 되어 있어서 아쉬웠지만 실제와 비슷하게 만든 무녕왕릉 모형전시관에서도 백제의 놀랍도록 섬세하고 아름다운 문화재를 볼 수 있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서 백제의 문화를 '검이불루 화이불치'라고 표현했다는데 그말대로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았다.
벽돌에까지도 아름다운 무늬를 새겨 네장은 가로로 한장은 세로로 쌓아 왕릉을 만들었다.
무녕왕릉 모형전시관에서 400미터 떨어진 국립공주박물관, 관람료 역시 무료다. 10명이상만 해설사 예약이 된다고 해서 못내 아쉬웠는데, 신분증을 맡기고 자동안내 패드를 받아 아이들 목에 걸어주니 지루해만 하던 박물관을 신나게 다니며, 백제의 문화속으로 빠져든다.
금강산도 식후경, 타임머신을 타고 열심히 백제국에 다녀왔으니 배가 고플만하다. 공산성 근처 각종 매스컴에 홍보되었던 고마나루 쌈밥집에서 맛있는 식사타임~ 이런~ 사진속에는 쌈채소가 없네...
인쇄해서 챙겨간 사이버시민증을 내미니 공산성도 무료입장~
아슬아슬~ 아찔~ 한 공산성벽. 외적의 침입이 잦았던 우리나라에는 무려 성이 600여개쯤~
사진은 공산성 입구의 금서루!
공산성까지 돌고 난 시간은 5시쯤이었는데 혹시 가볼만한 곳을 놓쳤나 하나라도 더볼 생각으로 무리해서 간곳은 마곡사하고도 백련암이었다. 김구선생이 머무시던곳으로 김구선생님의 자취를 찾고자 한 나의 욕심이 화를 불러 남편과 다툼이 있어서 씁쓸했던 곳이다. 가야할때가 언제인가를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이 진리를 바로 그 때 깨달았어도 청양 얼음분수축제와 공주한옥마을과 백제속으로 떠난 여행은 훨~씬 아름다웠을텐데...
